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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팔 Oct 14. 2023

독백

지금 제가 하는 독백의 말은 누구에게 하는 말이 아닙니다. 당신에게 하는 말입니다.

어떤 계절을 좋아하시는 가요 그대는? 전 오늘 같은 날을 좋아합니다. 쾌청한 하늘에 구름이 흐트러져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하기도 싸늘하기도 한 늦가을 이런 날에는 행복하지 않을 래야 행복안할 수 없는 날입니다. 이런 날씨를 볼 때면 시간이 멈추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행복한 날 보다는 행복하지 않은 날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드는 나날이 이어서 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아~시간아 멈추어 줄래라고 아마 당신도 하늘을 보는 순간 그런 생각을 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을 겁니다. 휴~ 콧잔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힙니다. 왜인지 나도 모르게 exciting 한 기분이 샘솟아 가만히 서있는 것만으로도 몸에서 땀이 나옵니다. 고기를 먹지도 않았는데도 이상하게 몸이 relax 되면서 묘하게 testosterone 과하게 발생하는 듯합니다. 어제 고기를 먹으려 했는데 막상 먹으려니 고기가 떨어졌더랬죠 있어야 될 때 없으면 순간적으로 욕지기가 나옵니다. 아무리 좋은 하늘에 기분이 좋더래도 말이죠 오히려 더 안 좋아집니다. 쿵짝쿵짝하다가 쿵이 나와야 하는데 삑이나온 상황이니깐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미리미리 채워 넣지 않은 저에 잘못이죠 밖에 나가기 귀찮아서 친구 중에 수영을 잘해 마린보이라는 별명이 가진 녀석이 있는데 가끔 알바로 가스배달을 하는 녀석입니다. 고기에 대해서는 빠꿈이라 눈탱이 맞을 일이 없기 때문에 이글마트에 주문한 고기를 가지고 오라 말했습니다. 이글마트는 도매상이라 작게 작게는 팔지는 않지만 원체 나는 단골이라 때어줍니다. 그리고 개인 치고는 많이 사는 편이기도 하구요. 근데 마린보이 녀석이 조금 늦게 도착하는 듯했습니다. 차가 흔들리고 별이 보이는 저녁이라 풍경을 구경을 하며 오느라 늦을 수 있다고 생각은 했는데 그래도 녀석의 운전 실력 치고는 늦는 듯 했습니다. 걱정되기도 하고 그래서 전화 하니 한다는 말이 고기가 너무 맛있다는 소문이 나서 곰들이 고기를 먹으려고 골목에서 기다렸다 덮칠지 몰라 뺑뺑이 돌면서 안전하고 신선하게 배달하려고 늦는다는 말을 합니다. 궁색한 말들이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안전제일이고 늦더라도 기다림의 보람이 가는 고기이기 때문입니다. 여기 마트 고기는 도대체 어떤 허브를 사용했는지 고기맛이 너무너무 좋습니다. 더욱 맛 좋게 하려고 했는지 고기와 허브를 같이 랩으로 잘 싸서 먹기 좋게끔 잘 포장해서 옵니다. 그리고 이글마트에서는 절대 눈탱이 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산타처럼 새로운 부위의 고기라며 조금씩 얹어 주기도 합니다. 합당한 가격에 최상품의 고기 그리고 서비스 꾸준히 손님이 많은 이유입니다. 주절이 주절이 생각하고 애간장이 탈정도로 기다리고 있는데 드디어 마린보이가 웃으며 고깃덩이를 가지고 들어 왔습니다. fuck 외국식 인사를 하고 같이 고기를 먹기 위해 빨리빨리 셋팅을 합니다. 셋팅이 되자마자 망설임 없이 마린보이와 같이 고기를 먹고 있는데 다른 친구 녀석이 카톡으로 재밌는 영상이라면서 동영상 하나를 보내주었습니다. ‘염산에 젤리를 뿌리면 어떻게 될까?’라는 영상이었습니다. 매일 개살구 같은 내용의 카톡을 보내서 생깠는데 제목과 썸네일이 끌려 클릭해서 보게 됐습니다. 제법 긴 영상이었어요. 내용은 어떤 알 수 없는 공장에서 애들 병원놀이에나 입을 듯한 코스튬 가운을 입은 몇 번 마주쳐 얼굴을 알고 있는 교수가 나와서 이러쿵저러쿵 말을 하는데 말하는 게 어디에 꽂힌 사람처럼 행동했어요. 그렇게 주절이주절이 꼬인 혀로 떠들다. 크리스탈로 만든 듯한 주사기로 염산병인지 모를 것에다 다가 찔러 넣고 그리고 염산병 안이 어떤 반응이 이렇나는 지를 구경하면서 고구마를 깎아먹기 시작했어요. 고구마 먹는 모습이 너무 더러워서 영상을 끌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참고 끝까지 보기로 했어요. 한참을 염산병을 구경하더니 병구멍 안에다가 젤리를 집어넣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영상이 끝났어요. 약간 역겨고 이상한 동영상이었지만 어쩐지 돈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고기를 먹고 난 후인지 머리가 평소보다 팽팽 돌아같습니다. 1부터 10까지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 지 이미지가 확실히 그려졌습니다. 돈을 벌생각에 고기 맛이 더 달아 웃음이 절로 나와 낄낄 됐습니다. 마린보이 녀석은 나를 자주보아 왔기에 왜 웃는지 어떤 의미로 웃는지를 알기에 덩달아 웃습니다. 이상태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날보다 안 행복한 날이 많기에 행복한 날을 만들기 위해 내가 열심히 일하는 게 가끔은 싫어질 때가 있어서...가장 happy 한순간에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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