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주인

<김철수>

by J팔

내 이름은 김철수 어릴 적 별 볼 일 없게 자랐다. 아니 조금은 별 볼 일 있으려나 아버지는 한국사람이고 엄마는 외국사람였다. 하지만 엄마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내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빠에 재산 반을 빼돌리고 도망 같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모른다. 아빠는 도망간 아내를 쿨하게 보내주었다. 그런 아빠가 괜찮아 보였고 도망간 엄마도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기억도 안 날 때 사라졌으니 말이다.

내가 열 살 때 아빠가 자신보다 한참 어린여자와 재혼했다. 새엄마는 싸이코 미친년이었다. 하지만 멍청했다. 자신이 하려는 대단한 짖에비해 너무 안이하게 움직였다. 많은 것들이 있지만 가장 미흡했던 건 날 너무 투명인간 취급했다는 거다. 새엄마는 삼류 드라마에 나오는 악녀처럼 아버지와 나를 죽이고 재산을 가로채려고 했다.

클리쉐처럼 아버지는 해산물알레르기가 있었다. 난 아버지에게 간접적으로 새엄마에 계획을 알려줬다. 하지만 바보 같은 아버지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돈을 잘 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뛰어난 건 아니라는 것을 아버지를 보고 알았다. 그냥 아버지는 때를 잘 만나 오히려 돈욕심이 없어 돈을 잘 번 돈운이 좋고 여자운은 없는 가여운 남자였다. 가련한 사랑이라는 불에 온몸이 다타 죽어도 웃고 죽을 남자였다. 난 그런 아버지를 존중해 주기로 했다.

어느 날 아버지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죽으며 죽어버렸다. 겉은 무덤덤한 표정을 지으려 노력했지만 속은 웃음이 나와 미쳐버릴 것 같았다. 생과 사에 경계선에 있다는 것이 느껴지며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것 같았다. 새엄마라는 년이 날바라보는 눈이 날 더 미치게 만들었다. ‘그래 그래 날 더조여라’ 열 살밖에 안 먹은 날 우습게 보겠지

아버지는 모든 유산을 나에 이름으로 남겼다. 내가 사망 시 모든 재산을 세상에 환 훤한다는 내용과 말이다. 사랑에 바보였지만 선경지명이 있었는지 아님 사랑보다는 핏줄에 더끌렸는지 이건 의외였다. 새엄마는 유서를 보소 미치고 팔짝하며 이런저런 것을 알아보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듯 했다. 날 보는 눈빛이 어쩌지도 저쩌지도 못하겠다는 눈빛으로 날 보았다. 날 가둬두고 성인이 될 때까지 어떡해서는 하고 싶었지만 변호사가 경고하듯 새엄마에게 수시로 철수를 확인하로 온다는 말을 했다.

어느 날부터 새엄마는 습관적으로 어떤 약을 먹고 있었다. 약을 먹지 않으면 불안함을 느끼는 듯했다. 먹고 있는 약이 너무 궁금해 엄마가 먹는 약봉지를 하나 빼돌렸다. 약모양은 특히 했다. 약중간에는 소처럼 보이는 심벌이 각인되어 있었다. 인터넷으로 알아보려 했지만 어떤 내용도 알 수 없었다. 결국 나는 약국에 가서 어떤 약인지 물어보았다. 내가 약을 보여주자 놀란 눈으로 날 봐라 보았다.

“이약 어디서 났니?”

“왜요?”

“어디서 났냐니깐?”

“새엄마가 먹고 있었어요.”

“아버지에게는 말했니?”

“아버지는 얼마 전에 돌아가셨어요.”

“..... 다른 어른은?”

“변호사 누나가 있어요.”

“변호사 누나라는 사람한테 전화할 수 있니? 전화가 되면 나 좀 바꿔주렴”

나는 변호사에게 전화를 해 약사에게 바꾸어 주었다. 그 후 일이 이상하게 풀렸다. 단지 약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 물어보고 싶은 것뿐이었는데 새엄마는 마약쟁이로 잡혀 들어 같다. 생각보다 멍청한 년이라 욕하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너무 불쌍해지는 것 같아 그만두었다.

변호사 누나가 어떡할 것인지 물어왔다. 난 고민을 하다. 우리 동네에 있는 복지원에 보내달라고 했다. 난 복지원에서 내 나이 또래와 비슷한 아이들끼리 어울리며 놀았다. 복지원이 특이했다. 어른들은 형식적으로 있는 것 같고 실제적으로 몇몇의 형과 누나들이 관리하는 듯했다. 형들과 누나들은 몇몇 규율을 만들어 우리에게 교육을 했다.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기본적인 예의 같은 거였다. 그것만 지켜준다면 무얼 하던 상관하지 않았다. 형과 누나들에게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금은 머라고 할 줄 알았지만 알았다는 간단한 말을 하고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나는 학교를 가는 대신 복지원에서 무수히 많은 책을 읽었다. 아무것도 가리지 않고 말이다. 그렇게 십 년이 지났다. 복지원은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형과 누나는 들은 건물을 사서 사채업을 했고 복지원은 무시받던 예전에 곳이 아니었다. 난 그리고 아버지의 재산을 받았다. 그리고 받은 돈은 모두 현금화해서 가상화폐에 넣었었다. 사람들이 가상화폐라는 개념이 잘 모를때 말이다. 하지만 그때 선택에 여지가 없었다. 성인이 되자마자 한 번도 보지 못한 친척들과 그리고 내 친엄마라는 사람이 와 돈을 요구했다. 돈을 지키기 위해 흔적이 잘 들어 나지 않는 곳에 돈을 넣을 수밖에 없었다.

나와 피가 한 방울이라도 섞인 사람들은 내 재산에 대해 찾아보려 했지만 결국 한 푼도 찾지 못했다. 지금에 와서야 찾으려고만 한다면 찾을 수 있겠지만 그때만 해도 그들은 가상화폐라는 존재도 몰랐기 때문에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결국 내게 한품도 없다 생각하고 모두 떠나가버렸다. 난 복지원에서 운영하는 사채사무실에서 일을 했다. 피도 눈물도 없이 돈을 받아내는 일인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일을 배우며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낼 때 어느 날 새엄마가 출소를 해서 내 앞에 나타났다. 다 늙어 버렸을 줄 알았지만 오히려 더 젊어져서 왔다. 악연으로 될 것 같은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날 아들로 가 아닌 그녀는 남자로 대했다. 그녀에 속셈이 무엇인지도 알면서 나는 받아 주었다. 왜인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연애를 하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영혼이 빠져나가버린 아버지의 얼굴이 생각날 때마다. 미친듯한 활홀경에 쾌락이 느껴졌다. 금단에 열매를 베어 물은 느낌이었다. ‘이브’에 마음이 이런 것이었을까. 멍청한 새 엄마년은 매일같이 내 재산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리고 날 어떻게 죽일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재미있는 여자였다. 나에게 재미를 줬으니 그녀에게 선물을 줬다. 그녀에게 마약을 선물해 줬고 그녀는 황홀한 눈빛으로 세상을 떠났다.

몇 년이 지났다 가상화폐로 많은 돈이 생겼다. 난 복지원에 운영하는 사채사무실에 나왔다. 그리고 번돈으로 한 동네에 땅과 건물을 조금씩 사들였다. 많은 돈을 써도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늘어났다. 인생에 흥이 나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새엄마를 상상했다. 무엇을 해도 새엄마와 연애를 했던 그 순간 간만큼 황홀하지 않았다.

사채업을 하면서 새엄마와 향기가 나는 여자들을 몇몇 기억해두고 있었다. 난 그녀들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했고 내 재산을 보여주었다. 그녀들은 독을 품은 불나방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어쩌다가 나는 이런류의 여자들을 좋아하게 됐는지 모르겠다. 끊어야지 끊어야지 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다라고도 말한다 자책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쩔 수 있는가 이게 나인걸 김철수인 나인걸 어쩌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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