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by J팔

요즘 난 나이가 들고 있다고 생각해!
난 요즘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해. 그러면 궁금증이 많은 사람이 나에게 물어올지 몰라.
“어느 점에서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하세요?”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그런 행동보다, 습관인지 본능인지 모르겠지만 내 육신, 내 모습이 비치는 무언가를 찾으려고 노력해. 왜 그런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어. 아마도 외향적인 늙음이 가장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겠지, 아마도…

하지만 내가 늙었다고 생각하는 지점은 외향적인 것이 아니야. 단순하면서도 가장 개인적인 것에서 늙음을 알 수 있지. 이를테면 ‘욕구’, ‘욕망’ 같은 것이지. 자라나면서 이것이 그렇게 생소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 낯부끄러운 단어일 수도, 인면수심을 알아보는 척도일 수도 있지만, 선을 넘지만 않는다면 이것만큼 인간이 다른 존재보다 한 단계 위로 올라갈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연료 같은 역할을 하지.

하지만 그 ‘선’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도, 뚜렷하게 정해진 것도 없기에 많은 사람들이 실수를 해. 차가 잘 다니지 않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과 같아. 파란불과 빨간불이 바뀌기는 하지만 언제 파란불이 들어올지 몰라. 기다리다 기다리다 무단횡단을 하려 하지만, 건널 때 언제 차가 들이닥칠지 아무도 몰라. 여기에서 가장 큰 패널티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거야. 눈을 가리고 있는 것과 같아.

우리는 그런 상태인지도 잘 모른다는 것이지. 파란불이라 생각하고 건너면 빨간불이었을 수도 있고, 빨간불이라 생각하고 살기 위해 이판사판으로 건너려는데 알고 보니 파란불이었을 수도 있어. 결국 ‘선’은 있지만, 분명한 선은 없어. ‘운칠기삼’,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욕구와 욕망일지도 모르겠단 말이야.

위에 적은 말들도 어쩌면 젊었을 때나 해당되는 말일 수 있어. 왜냐하면 젊었을 때 느꼈던 욕구와 욕망은 ‘유혹’이라는 친구와 어울리기 때문이지. 유혹이라는 건 미치게 만드는 것이거든. 어쩔 수 없게 만드는 것. 알아도 아는 대로, 몰라도 모르는 대로 미치게 만들거든. 그래서 운전을 전혀 못해도 아우토반을 달리게 만든다 말이지. 무언가에 부딪히기 전에는 엑셀에서 절대 발을 떼지 않게 만들지. 젊음이 그렇게 만드는 거야.

하지만 젊음이 점점 지워지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연해져. 유혹부터 시작해서 말이야. 그리고 욕구와 욕망도 흐려져. 지치기도 하고, 익숙해지기도 하고 말이지. 무언가를 이룬 사람은 무언가를 이루었다는 나름의 이유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사람도 그 나름의 이유로 그렇게 되는 거지. 하지만 전혀 없어지지는 않아. 인생이라는 건 절대 인간을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내버려 두지 않거든. 불쑥불쑥 나타나게 만들지, 죽기 직전까지 말이야.

하지만… 아마도… 우리는 레시피를 알아. 욕망과 욕구, 유혹에 대한 방역주사를 맞은 사람일수록 더 많은 레시피를 알고 있어. 삶에 있어 우선순위가 정해져버린 사람일수록 더 맛있는 레시피를 알고 있어. 그리고 그 레시피대로 요리를 하고, 먹고, 소화시키고, 똥을 싸고, 깔끔하게 뒤처리를 하지. ‘웃음’

“무슨 말인지 알겠니?”
알아들었니? 넌~ 정말이지 못된 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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