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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김인데 왜 이런 맛이

by Tatte

배우자는 김을 정말 좋아합니다. 한 끼 식사에 3~4봉을 해치울 정도예요. 미국에 온 후에도 H마트에 갈 때마다 한국 김을 잔뜩 사 오지만, 1~2주면 바닥납니다.


사실 들기름 잔뜩 바른 한국 조미김처럼 맛있는 건 없다고 생각해 아무리 비싸도 항상 한국산 김을 공수해 왔어요.


하지만 이번엔 급한 대로 트레이더조에서 김을 사 보기로 했습니다. 혹여나 괜찮으면 갈아타볼 심산이었죠.


트레이더조에서 조미김을 오며 가며 본 적이 있었는데 다시 찾으려니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몇 분을 헤매다 결국 직원에게 물어보니, 조미김은 여러 과자들 사이에 놓여있었어요. 여기서는 스낵류로 분류되고 있네요.

가격은 6봉에 3.99달러. 스낵류로 치더라도 저렴하지도 않고, 한국산 김과 비교해도 저렴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Organic Teriyaki Seaweed Strips네요.

이런 김은 우리나라 아니면 일본에서만 생산할 것 같아서 혹시나 해 원산지를 확인해 봤습니다.


Product of Republic Of Korea. 반갑게도 한국이네요. 그렇다면 믿고 먹어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그동안 트레이더조에서 먹었던 한국 음식들 대부분이 성공했던 터라 신뢰가 갔어요.

박스를 뜯어보니 익숙한 형태의 익숙한 크기의 전형적인 김이네요. 따뜻한 밥을 올려 돌돌 싸 먹기 딱 좋은, 한국인들이라면 다 아는 그 사이즈였습니다.

식감은 전혀 눅눅하지 않습니다. 얇고 크리스피 한 느낌까지는 정말 한국 조미김과 흡사합니다.


외형은 훌륭했지만, 맛은 아쉽게도 일본에서 먹었던 조미김에 가까웠습니다.


상품명에 있는 '데리야키'에서 알아봤어야 했는데. 짠맛보다는 단 맛을 부각한 맛이었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밥반찬으로는 먹기 힘들 것 같네요.


트레이더조에서도 스낵처럼 가볍게 먹기 위해 이런 맛을 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현지인 입맛에 맞춘 거겠죠.


김 수출이 그렇게 잘 된다고 하길래 한국김의 짭조름한 매력이 널리 퍼지고 있나 생각했는데, 글로벌 스탠다드 입맛은 우리의 것과는 다른 걸까요.


다른 건 몰라도 K-김 고유의 맛만큼은 세계에 더 널리 퍼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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