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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사람이 되는 걸 멈추지 마

by JJ

오랜만에 강의를 들었다. 서울시 북부교육청에서 주최한 학부모 연수였다.


[미래를 읽는 힘, 문해력]


나를 위한 다기보다는 엄마로서 아이를 위하는 마음으로 신청한 강의였는데 강의를 다 듣고 난 후 생각이 바뀌었다. 이 강의는 나를 위한 것이었고, 나를 위하는 것이 결국 아이들을 위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다다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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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엄마로서 갖고 있던 고민은 이런 것이었다.


AI에 적응해 나가는 현재, 그리고 AI와 같이 살아갈 미래를 (나와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행동해야 할까?
집요한 유튜브 알고리즘에 갇혀 내가 보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만 보는 현재의 미디어 환경 속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양성'과 '다름'을 가르치고 경험하게 해야 할까?


감사하게도 이 강의를 통해 나의 요즘 고민들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얻게 되었다. AI 없이 살 수 없는 시대의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고 배우는 과정 속에서 어떻게 올바르게 AI를 사용하면 될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를 준 것도 무척 유용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부모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마음에 와닿았다. 아이가 자신 안의 큰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이며, 부모의 잣대와 기준으로 아이를 가두지 말라는 이야기. 아직 한참 더 자라고 상상하고 펼쳐야 할 아이에게 부모인 내가 천장과 벽이 있는 방을 만들어줬던 것은 아니었을까? 아이가 지치면 잠깐 밀어주고 당겨줄 순 있겠지만 아이를 가두는 일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것이 올바른 부모의 역할이 될 수 없다.


그리고 아이가 최대한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그러한 환경으로 이끌어주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매 방학마다 아이를 위한 뮤지컬이나 연극을 함께 보고 체험 활동을 찾아 신청하며 나름의 최선을 다해왔는데 이런 노력은 아이가 조금 크더라도 내려놓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강의의 마지막 레슨은 부모가 아닌 나 자신에 대한 것이었다. 결국은 내가 나로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읽고 쓰고 보고 경험하며' 노력하는 모습이 중요하며, 그것이 아이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가르치려 들지 말고 그냥 내가 행동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느끼게 될 것이다. 여느 강의에서도 많이 들어왔던 내용이지만 유독 이번 강의에서 더 큰 울림이 있었다. 교수님의 화법이 남달랐던 것일까.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내가 나로서 더 나은 사람, 더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좋은 부모이자 현명한 부모가 되는 길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결국은 내가 나로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길 포기하지 않고,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나는 나의 길로, 아이는 아이만의 길로 잘 나아가게 될 것이다. AI 시대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오늘 그런 확신을 갖게 되었다. 값진 배움을 얻게 해 주신 조병영 교수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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