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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을 넘어 ‘동감’으로

쎈 선배의 편지

by 쎈 바람

한 지인에게 들은 말입니다.

“저는 사람 사이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관계 맺음에 있어 공감을 넘어서 동감까지 이르고자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평소 사용하던 단어인 ‘공감’과 ‘동감’이 명확히 다른 뜻임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두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뜻이 이렇더군요.


공감(共感)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또는 그렇게 느끼는 기분

동감(同感) 어떤 견해나 의견에 같은 생각을 가짐, 또는 그 생각


즉 공감이 내 마음을 타자의 마음에 근접시키는 정도라면, 동감은 내 마음과 타자의 마음을 일치시키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공감한다고 동감한다고 하지만 정말 마음을 움직여 타자의 마음에 다다르고 있을까요?

저는 삶은 관계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엄마 뱃속에서 나와 세상을 만난 순간부터 혼자일 수 없는 게 삶이기 때문입니다. 부모와 만난 순간부터 학교, 회사, 사회 어디서든 새로운 관계를 맺고 맺었던 관계를 정리하며 삶은 채워집니다.

관계는 다시 사적인 관계와 공적인 관계로 나뉩니다. 공감과 동감은 사적인 관계에는 자연스럽게 스며들지만, 공적인 관계에는 공감도 동감도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죠.


그렇다면 공적인 조직에서의 관계와 공감, 동감에 대해서 생각해 볼까요?

조직은 구성원이 역할을 나눠 조직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하는 집단입니다. 곧 조직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역할을 나누어 맡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부서 그리고 부서와 부서가 역할에 따라 생각과 의견을 나누고 행동하여 결과물을 만듭니다. 더불어 이렇게 만든 결과물로는 외부고객과도 관계를 맺게 됩니다. 이렇게 관계는 새로운 관계를 만들며 확장됩니다.

이 관계에 공감과 동감을 대입시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그림이 그려지나요? 공감하였을 때와 동감하였을 때 그려지는 그림이 어떻게 달라지나요? 공감하는 관계일 때보다 동감하는 관계일 때 그려지는 그림은 더 선명하지 않나요?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맡은 역할은 따로따로이지만 같은 목표를 향하는 하나의 조직이기에 조직 구성원 모두는 서로에게 공감을 넘어 모든 의도에 동감하고자 하는 자세여야 합니다. 또 하나 된 의도는 결과가 닿고자 하는 외부고객의 의지에도 동감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 결과가 생명력을 갖고 성장하게 됩니다.

저는 조직 생활에서 추구하고자 했던 가치를 얻기 위해서는 ‘동감’이 모든 관계를 관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직 내부에서는 물론이고 외부에서도 동감해야만 한다고 믿습니다.


조직 안팎의 관계에서 동감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사람’과 ‘사랑’에 집중해야 합니다. 얼마 전 읽은 책에서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고 영원히 존속해야 할 두 가지를 ‘사람’과 ‘사랑’으로 꼽았는데, 저 또한 그 저자의 생각에 ‘동감’하였습니다.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구성원 그리고 조직과 함께하려면 그들을 생각하고 사랑하며 동감하는 관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동감’ 그리고 ‘사람’과 ‘사랑’, 이 세 단어에 집중한다면 더 성숙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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