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써라

돈과 삶의 가치

by 오늘내일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써라'


이 말을 들어봤다면 정승처럼 쓰면서 살고 싶거나 개같이 벌면서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벌고, 그로 인해 무언가를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행위에 만족을 찾으려고 한다.

앞서 언급했던 배움 또한 자기 만족도 있지만 자신의 가치를 높임으로써 좀 더 많은 돈 혹은 좀 더 편하게 돈을 벌기 위한 행위의 한 가지이다. 그렇게 번 돈으로 좀 더 비싼 집, 좋은 차 ,멋진 여행의 행위로 변경되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은 대부분 개같이 돈은 벌지만 정승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는 시기이다.



회사에서 첫 월급을 받았을 때이다.

당시 회사는 입사 3개월 정도를 수습사원으로 규정하고 월급의 70% 만 지급했다.

그렇다 해도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 보다 많았고, 그만큼의 일은 하지 않았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돈이었다.

세금을 제외한 실 수령액이 190만 원 정도였는데 30만 원을 제외한 전부를 어머니께 드렸고 수습이 끝나는 3개월 동안 똑같이 행동했다. 나는 그게 맞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머니가 항상 ‘네가 먹은 오이 값만 해도 평생 동안 갚지는 못할 것이다’라는 장난스러운 말씀을 하시기에, 못해도 오이 값 만은 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수습이 끝나고 실 수령액으로 300여만에 가까운 돈을 받음에도 만족스럽지가 않았다.

내가 한 노동에 비해 받은 돈이 더 적다고 생각해서였다.

아침 8시 출근, 저녁 7시 퇴근이 회사에서 암묵적으로 정해진 시간이었지만 알다시피 공기업이 아니고서는 지켜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한 번은 지점장이 내가 받는 시급을 계산해보고 그에 맞는 일을 하라고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실제로 계산했을 때 시급이 9,300원이 나왔으며 (당시 하루 15시간은 기본이고 주말 출근도 아무렇지 않을 때였다) 법정 근로시간인 40시간으로 따졌을 때 한 달에 150여 만원이었다.

그래서 그 이후 똑같은 질문을 들을 때면

"저는 9,300원만큼만 일하겠습니다"

라는 말이 항상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결국 한 번도 말하지 못하고 퇴사했다.


당연히 좋고 재미있는 일도 많았지만 힘들 때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당연히 월급날 때문이었다. 그렇게 힘들게 들어온 돈이 나갈 때는 어찌나 그리 빨리 나갈 수 있는지는 모든 직장인의 궁금증일 것이다.


빨리 돈을 모아 집을 사자는 것이 나의 목표였고 나에게는 정승처럼 쓰는 방법이었다.

그런데 나에게도 정승이라는 단어가 바뀌었고 세계일주를 선택하게 되었다.

내 주위에도 많은 이들이 나처럼 집과 결혼을 위해 돈을 모으다가 자신이 생각하지 않았던 혹은 예전에 꿈꿔왔던 일을 하기 위해 정승이라는 개념을 바꾸고 있다.


정승의 개념이 달라졌다고 사람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여행하는데 얼마나 들어요, 들었어요?'

여행을 하다 보면 항상 사람들이 물어보는 2가지 질문이 있는데 그중에 한 가지이다. 다른 한 가지는 "왜"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분명 큰돈이지만 한국인의 입장에서 불가능한 돈은 아니다.

세계일주는 1년으로 계산했을 때 보통 3000만 원 전후로 계획을 잡고 움직이지만 실제로는 1000만 원부터 1억 원 까지도 사용할 수 있다.

나 또한 금액을 최소한으로 잡고 움직이고 있으며, 아직 여행이 끝나지 않았기에 정확한 비용은 말할 수가 없다.

그러나 사용하는 비용이 아닌 실제적으로 내가 한국에서 벌지 못하는 금액까지 생각하게 되면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이 될 수도 있다. (해외에서 돈을 벌지 않는다는 가정과 경력에 비례한 연봉 인상까지 감안해야한다)


나 또한 저렴하게 여행하되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하자는 주의이며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이제까지 300여 일간을 여행하면서 가장 비싼 숙박은 5만 원이었고, 가장 비싼 한 끼 식사는 10만 원이었다. 둘 다 노르웨이이다.

보통 하루에 1~3만 원 정도 예산을 잡고 움직이되 스카이다이빙, 뮤지컬, 축구경기 관람 등 내가 하고자 했던 것들에 대해서는 돈을 최대한 정승처럼 쓰려고 한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누구에게는 호화스러운 지금의 내 삶은 내가 선택하고 행하고 있는 것이기에 후회는 없다.

그래도 여행을 하면서 내가 살아갈 먹거리는 찾으려고 매일매일 고민하고 있다. 또한 여행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한다


"아마 한국 돌아가면 미친 일개미가 될 테니 가치 있게 즐기다 갈 거야"



낚시를 갔을 때였다. 나는 낚시를 잘 하지도 못해서 조금은 심심한 차였는데 옆에 계신 어르신 한 분이 몇 번의 입질이 있었지만 내 것이 아니다는 식으로 가만히 계신 것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어르신 이미 5번은 입질이 온 것 같은데 왜 안 잡으십니까"

"고기 잡아서 머 하겠나"

나는 순간 이해를 하지 못해서 다시 되물었다.

"그럼 여기에는 왜 앉아 계신 것인지요"

"너무 빨리빨리 인생을 살아와서 그 빠름을 여기에 놓고 가려고 왔네"


요즘 들어 개처럼 버는 삶이 맞는 삶인지 매일 의문이 든다.






올해까지는 아프리카에 머물 예정입니다.

지금은 세네갈입니다.

다음 글은 서아프리카에 대하여 쓸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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