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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Sep 14. 2020

웹 매거진을 만들어보려 했다

뉴스레터를 새로 시작하기 전, 웹 매거진 실패 회고록_1

뉴스레터를 새로 시작하기 전, 웹 매거진 실패 회고록


1. 웹 매거진을 만들어보려 했다 https://brunch.co.kr/@jjason68/226/

2. 글 플랫폼의 컨셉은 어떻게 잡을까 https://brunch.co.kr/@jjason68/227

3. 웹 매거진은 하기 어려운 걸까요? https://brunch.co.kr/@jjason68/228




2019년 2월, 나는 4명의 친구들을 모았다. (엄밀히 말하면 친구의 친구도 포함..)

브런치에 약 25편 남짓 글을 올렸던 때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정도의 스택을 가지고 무슨 패기로 웹 매거진을 직접 집필해가며 열어보려 했던건지 모르겠다. 패기로운 실패는 성장을 낳는다고, 그 뒤로 브런치에 폭발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던 것을 감안하면 남은게 없는 실패까지는 아닌 모양이다.

막연하게 혼자 글을 쓰는 것보다 여럿이서 글을 쓰면 더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당시에는 알고 있던 것이 웹 매거진 플랫폼이었고, [바이라인 네트워크], [디에디트]가 영향을 많이 미쳤었다. 정확히는 소비보다 경험과 문화생활에 더 초점을 맞춘 20대판 '디에디트'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함께한 친구들에게도 첫 레퍼런스로 디에디트 사이트를 보여줬었으니.


어떻게 시작되었나.


'문화를 읽어드립니다'라는 무난한 슬로건과 함께 시작된 다섯 명의 [아티끌]. 

아, 참고로 아티끌은 [Articcle 아:티끌] 로, 아티클이라는 말을 살짝 변형하여 만든 이름이었다. Art와 article이 합쳐진 의미이기도 하고, 아트+티끌의 의미이기도 하다. 

티끌이 모여 아티클을 구성한다는 아이디어에 완전히 꽂혔던 기억이 있다.


다섯 명의 선정 기준은 '각기 다른 관심사'였다. 한 친구는 정치/사회 관련한 본인의 단상을 페이스북에 자주 적었다. 한 친구는 인스타그램에 맛집 포스팅을 했는데, 뭔가 굉장히 가벼운 어투이면서도 있을 정보는 다 있어서 콘텐츠 파워가 있다고 생각했다. 한 친구는 미디어와 관련해 인사이트가 깊은 친구였다. 사유하면서 미디어를 소비하는 친구였고 그에 매력을 느꼈다. 또 다른 친구는 에세이 전문이었다. 공감을 이끌어내고 울림을 주는, 가장 어려운 영역의 글을 건들 수 있는 친구였다. 나는 이제 막 페스티벌과 공연 관련 글을 쓰고 있던 상태, 써놓은 글 수도, 깊게 팠다는 느낌도 별로 없었지만, 관심사 만큼은 뚜렷했다.


이렇게 독립적인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개별 관심사에 대한 글을 쌓아가고, 그와 동시에 겹치는 소재들을 건드려 하나의 주제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을 보여줄 수 있다면 매력적인 글들이 되어가지 않을까 했던 것. 예를 들면 성수동이라는 공간에 대해 나는 공연을 다녀온 기억이 있었고, 어떤 친구는 맛집을 찾아 다녀온 기억이 있었다. 그 하나의 테마로 서로 다른 색깔의 글을 내면 흥미로울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실제로 이 아이디어에서 디벨롭되었던 것이 바로 일상적인 키워드를 하나씩 놓고 그에 관해 다섯 명이 매주 짧은 글을 한 편씩 쓰자는 것이었다. 에세이일 수도, 정보성 글일 수도 있다. 철저히 각자가 떠오른 대로 쓰는 글이었다. 커피, 꼰대, 시장 등의 키워드들이 나왔고 관련 글들을 한 편씩 썼다.


어떤 플랫폼을 만들어나가겠다보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수단적인 차원인 웹 빌더와 협업 툴 탐색에 혈안이던 나를 팀원들이 꺼내주어, 컨셉에 대한 회의가 먼저 이어졌다. 당연한 건데. 난 왜.. 

바이라인 네트워크와 디에디트를 표방했다. 하지만 '더 가볍고 편안한 접근'이 포인트였다. 글이 둥글고 가벼워져서 읽는 사람들이 딱 보고 계속 편한 느낌을 가져갈 수 있게끔 말이다. 


누구를 타겟팅해야 할지,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무엇보다, 각자가 브런치에 쓰는 대신 모여서 쓸 만한 동기부여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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