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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Aug 07. 2019

결국 남는 건 굿즈인데

행복한 시간을 제공할 수 있는 두 번째 트렌드 테마 : 가심(心)비

Back To Basic, Back To Fundamental

페스티벌의 본질 찾기 그 마지막 이야기


1. 아페쎄의 정신으로 페스티벌의 본질을 고민하다

https://brunch.co.kr/@jjason68/66


2. 우리 페스티벌에서의 행복을 멀리서 찾지 말아요

https://brunch.co.kr/@jjason68/67


3. 결국 남는 건 굿즈인데




소확행 트렌드와 더불어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 인사이트를 얻었던 또 다른 주제가 있다.

바로 '가심(心)비(Placebo Consumption)'이다. 제품의 '성능'이 아니라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한 개념이다.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드러나는 '만물의 굿즈화'가 이 개념을 명확히 보여준다. 평창올림픽을 생각해보면, 올림픽 자체만큼이나 평창 롱패딩이 먼저 생각나는 것이 전혀 이상한 현상이 아니다. 사람들은 '예쁘지만 쓸모없는' 상품을 취향만 저격한다면 생각보다 아낌없이 구매한다. 요즘의 트렌드이다. 공연 서비스는 일반적인 이벤트보다도 굿즈와 더 큰 시너지를 유발한다.

출처: 유튜버 <페벌리버> 개인 SNS 계정


굿즈의 효용은 나 또한 여러 차례 경험했다. UMF Korea의 위상이 지금처럼 바닥에 곤두박질치기 전,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EDM 페스티벌이었던 때의 이야기이다. UMF KOREA 2016에 갔을 때 오피셜 MD 부스에서 굿즈에 정신이 팔려 충동구매를 했던 기억이 있다. UMF 이름이 형형색색으로 박힌 팔찌들도 사고, 2016 라인업이 빼곡하게 등에 적힌 티셔츠도 구매하였다. 물욕이 앞섰지만 굿즈들을 구매하면서 상당히 큰 행복을 느꼈다.

오피셜 굿즈는 아니었지만, 2016년의 그린플러그드에도 비슷한 기억을 갖고 있다. 그린플러그드 2016에서 플리마켓을 크게 열었었는데, 공연을 보는 재미만큼이나 플리마켓 존에서 상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때 팔찌를 샀다가 슬램 존에서 놀던 중 지나치게 과격했던 슬램으로 팔찌가 끊어졌었는데, 팔찌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같은 상품을 다시 구매했던 기억이 있다

(좌) 움프 팔찌 (우) 그린플러그드 팔찌

2019 오타디움(5 tardium)에서는 스폰서 부스 중 '타티스트 Tattist'라는 브랜드에서 판매한 타투 스티커에 마음을 빼앗겼다. Sns 팔로우 이벤트를 하면 라인업에 속한 아티스트들의 로고가 적힌 타투 스티커를 하나 제공하고, 타티스트에서 상시 판매하는 타투 스티커를 구매하면 개수 제한 없이 아티스트 로고 타투 스티커를 제공하였다. 평소 타투나 헤나에 관심이 없던 나도 스티커들이 생각보다 퀄리티가 높고 타투 스티커를 붙인 모습이 이쁘다 보니, 오타디움 이후에도 타투 스티커를 따로 구매하여 다음 페스티벌에도 이용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을 만큼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다가왔다.

일레니움 로고 타투는 너무 이쁘더라

비록 팔찌와 헤나 등 액세서리 위주로만 서술하였음에도,

이처럼 공연 및 페스티벌에서 굿즈의 효용은 어마어마하다. 페스티벌에서의 기억을 사진이나 영상이 아닌 실물로 남기고 싶은 관객들의 욕구가 좋은 퀄리티의 굿즈들과 결합하면 그 시너지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였다. <트렌드코리아 2019> 본문 내 예스 24 공연사업팀의 설문에 따르면, 예매 고객에게 굿즈 배포를 알리고 전후 티켓 판매량을 비교했을 때, 뮤지컬 <타이타닉>은 99%,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자그마치 199%가 상승했다고 한다. 그만큼 굿즈의 활용은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오피셜 굿즈로든, 스폰서십을 통해서든, 플리마켓을 통해서든, 굿즈의 활용은 현시점에서 분명 옳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라인업만으로 관객을 유치하고 이후의 운영에서 실망을 보이는 주최사가 아닌, 아페쎄의 장 투이투가 말하는 '쉽고 편한 것을 만드는 복잡한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아페쎄의 정신대로 본질에 충실하여 이제는 페스티벌을 디자인해야 한다면 페스티벌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이 글에서는 페스티벌이 본질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를 행복한 시간의 제공이라고 개인적인 의견에 의해 설정하고 풀어갔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본질은 얼마든지 다른 것일 수 있다. 그 본질이 무엇으로 여겨지든, '본질적인 접근'은 지금처럼 관객에게 엄청난 실망을 안겨주고, 관객을 기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등의 대참사로부터 우리 모두를 보호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국내 페스티벌에서 본질에 대한 노력이 선행된다면, 각각의 개성을 살려 해외에 페스티벌을 수출하기도 하고, '흥의 민족'답게 한국만의 색채를 지닌 페스티벌들로 자랑스럽게 이름을 알리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총 3편으로 구성된

Back to Basic, Back to Fundamental은

<Magazine B: A.P.C>와 <트렌드코리아 2019>에서 영감을 받아 쓰게 되었습니다.


페스티벌 업계에서 판매하는 것이

페스티벌이라는 상품이 아닌,

'행복한 시간'이라는 하나의 가치이기를

이 글을 통해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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