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나이 불문 살아가면서 롤 모델이 있을 것이다. 1명일 수도 있고 2~3명 아니 더 여러 명일 수도 있다. 어렸을 때 존경하는 인물이 대부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이순신 장군이나 세종대왕 처럼 역사 속의 인물을 롤모델로 삼을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 가난만 생각나지, 존경하는 사람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또 나이를 점차 먹어 가면서 롤 모델이 바뀔 수도 안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은 존경하는 사람이 있는가? 있다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나는 살면서 특별히 존경하는 사람이 없었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아무 생각 없이 살았거나 아니면 나 자신을 롤 모델로 삼았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살았다에 가까운 것 같다. 왜냐하면 어린 시절 가장 선명하게 생각나는 건 가난뿐이었다. 여기서 가난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
현재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58세 때의 나'라고 생각한다. '58세 때의 나'는 소방공무원 정년퇴직 2년을 앞둔 시기였다. 이때 삶의 변화가 많이 일어난 시점이었다.
첫 번째, 34년 동안 소방관으로 살아온 삶을 반추해 보는 시간이었다. 각종 재난현장에서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섰던 기억들을 회고해 보았다. 또 함께 근무하다 하늘나라로 긴 여행을 떠난 동료들의 모습도 그려 보았다.
두 번째, 개인적으로 세 번의 죽음을 경험했던 기억들을 회고해 보았다. 소방공무원 시험 합격 후 임용 대기 중 연탄가스 중독사고를 겪었다. 신임 소방공무원 교육 기간 중 빗길 차량 20m 계곡 추락 사고도 겪었다. 5년 전 뇌출혈과 선천성 뇌혈관 기형으로 개두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세 번째, 세 번의 죽음을 경험하며 삶의 진리를 깨달았다. 2022년 1월 4일 춘천 소방서장 부임 후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글을 쓰며 공감대를 이루었다. 책읽기와 글쓰기 능력을 키우고자 블로그를 개설하고 수시로 글을 써서 올렸다. 역사에 내 이름자가 적힌 책을 남기기 위해 전자책 3권, 종이책 수필집 1권을 출간하였다.
'58세 때의 나'가 소방관의 삶을 살다가 먼저 하늘나라로 긴 여행 떠난 동료를 따라갔다면 34년을 반추해 볼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차량 추락 사고, 뇌출혈 사고 등으로 하늘나라로 긴 여행을 떠났더라면 또한 죽음을 생각해 볼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죽음을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독서와 글 쓰는 삶을 생각할 수 있었을까? 오롯이 나의 기준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본 글에 대한 생각의 몫은 각자의 기준과 판단에 맡긴다.
<글의 요약: 58세의 나를 존경하며>
어린 시절, 가난만이 기억에 남아
롤 모델은 없었네, 존경도 없었네.
삶의 무게 속에서 헤매던 나는
나 자신을 롤 모델로 삼았을지도 몰라.
58세의 나, 그때의 내가
이제는 가장 존경받을 사람이 되었네.
소방관으로 34년, 삶과 죽음 사이에서
동료들과 함께했던 그 순간들.
세 번의 죽음 앞에 섰던 나
연탄가스, 빗길 차량사고, 뇌출혈까지
삶을 이어간 그 기적의 순간들에
나는 나를 다시금 바라보게 되었네.
책을 쓰고, 글을 남기며
내 이름을 역사에 새긴 58세의 나,
이제는 나의 롤 모델이 되었네
죽음이 아닌, 삶을 돌아보는 내가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