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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 은 작가 Aug 18. 2016

나무의 꿈

하늘만 보고

무성하게 자라고 싶었다.

연한 순이었을 때부터

무한히도 단단한 나무가 되고 싶었다.


봄이 가고,

여름을 맞고,

가을도 누려보고,

겨울도 겪기를 여러 해

연한 순이 아닌

검푸르고, 두꺼운 잎을 가진

멋지고 큰 나무가 되었더니

내 가지와 잎이 얽히고 얽히어

누군가에게는

쉬어가는 그늘이 되었고,

누군가에게는 빛이라도 닿지 못하게 하는

강한 그늘이 되었다.


나무인 나는 내가 갖고 싶었던 건

누구나 꿈꾸는 자라는 것이었을 뿐인데!

누군가를 짓밟지 않았다고

만족할 것이 아니라

내 잎으로 인해 누군가를 가렸다는 건

이제 와서 내가 어찌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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