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만 보고
무성하게 자라고 싶었다.
연한 순이었을 때부터
무한히도 단단한 나무가 되고 싶었다.
봄이 가고,
여름을 맞고,
가을도 누려보고,
겨울도 겪기를 여러 해
연한 순이 아닌
검푸르고, 두꺼운 잎을 가진
멋지고 큰 나무가 되었더니
내 가지와 잎이 얽히고 얽히어
누군가에게는
쉬어가는 그늘이 되었고,
누군가에게는 빛이라도 닿지 못하게 하는
강한 그늘이 되었다.
나무인 나는 내가 갖고 싶었던 건
누구나 꿈꾸는 자라는 것이었을 뿐인데!
누군가를 짓밟지 않았다고
만족할 것이 아니라
내 잎으로 인해 누군가를 가렸다는 건
이제 와서 내가 어찌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