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돌단풍, 꽃보다 화려한

by 래미

아이 등원시키고 돌아서는 화단에 물든 돌단풍이 풍성하다.
바닥에서 납작하게 단풍잎의 모양을 유지하며 자라는 돌단풍.
'돌'이란 말이 붙는 아이들은 본래보다 더 자생의 느낌이 난다.
돌미나리, 돌미역, 돌김...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시부모님은 서리가 내리는지 아닌지를 이맘때쯤이면 체크하신다.
도시에서 소비하며 사는 나는 서리가 내리는 게 왜 중요한 지 체감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오늘 돌단풍 위로 내려앉은 아침 서리의 자국을 보니 계절의 깊이를 실감하게 된다.

아파트 주변 화단은 어떤 꽃보다 돌단풍의 화려함으로 풍성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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