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이 물들면 다 단풍나무인 줄 알고 유심이 보지 않았던 모양이다. 도서관 가는 길에 이름표를 달고 우리 동 옆에 서 있는 나무를 발견했다.
대왕참나무.
베를린 올림픽에서 우승을 한 손기정 선수가 쓴 월계관은 대왕참나무잎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 월계관을 당시 독일의 총통인 히틀러가 직접 수여했다고.
금메달을 받을 때, 손기정 선수에게 부상으로 작은 묘목 한 그루가 수여됐는데 그 나무 역시 대왕참나무로 서울시 기념물 제5호로 지정되어 현재 손기정 체육공원(모교인 옛 양정고 교정)에서 자라고 있다고 한다.
그런 나무가 우리 동 옆에서 자라고 있었다. 나는 그냥 말라가는 단풍나무라고 생각했고. 오늘 도서관을 가면서 나무에 달려있던 팻말을 보지 못했다면 이런 이야기는 나에게 도착하지 못했겠지.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아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