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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시카 Jan 21. 2022

이탈리아 가기 전에 뭐 준비할까?

여행 가기 전에 알아야 할 이탈리아 상식 및 문화

2023년 업데이트 된 글 보려면,

https://brunch.co.kr/@jjessicacho/47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가능한 많은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잔뜩 보고 만만의 준비했는데, 막상 가보니 생각 외로 다른 사실을 많이 발견했다. 미리 알고 가면 더 즐겁게 여행할 수 있는 팁을 알아보자! 



기본적인 이탈리아어 배우기

어느 나라든지 간에 남의 나라 가서 생활하려 하면, 적어도 그 나라의 기본적인 언어는 미리 준비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한다. 물론 짧은 시간 내에 여러 나라를 다니는 경우는 불가능하니 제외하겠지만, 고작 몇 마디라도 진심으로 대화하려 노력한다면 그들도 당신에게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마음을 열 것이다. 



물갈이 정말 할까?

한국 여행객들의 후기 보면 제일 걱정이었던 게 "물갈이"였다. 캐나다 여행객들의 후기에서는 물갈이는커녕 맨 비데에 대해서만 얘기하길래 체질은 한국인인데 캐나다에 살았던 나 같은 사람에게는 어떻게 하라는 건지 너무 헷갈렸다. 그냥 무시하자니 걱정이 되어서 적어도 석회 걸러주는 미니 샤워기라도 사려고 했는데, 설상가상 캐나다로 배송도 해주지 않았다. 울며 겨자 먹기로 혹시 몰라 설사약이라도 가져갔다. 근데 막상 가서 살아보니 전혀 문제없더라. 


비슷한 이유로 한국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샴푸나 바디샴푸도 따로 가져가라고 추천하지만 대부분 캐나다에서 팔면 이탈리아에서도 판다. 대신에 린스는 살만한 데가 잘 없어서 겨울에 가거나 머릿결 관리하는 분들은 꼭 미리 챙겨가자. 



소매치기 진짜 심해?

범죄 타깃이 안 되는 제일 좋은 방법은 그 나라 사람들처럼 입고 행동하며 다니는 것이다. 잠바나 바지 주머니에는 절대로 핸드폰이나 지갑 등 중요한 물건을 넣고 다니지 말자. 나는 작은 anti-theft 가방을 잠바 안에 매고 다녀서 털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혹여나 그냥 큰 가방 메고 다녀야 되면 꼭 자물쇠 같은 것으로 가방을 한 번 더 잠가줘야 했다. 옆으로 매는 가방이라면 항상 앞으로 하고 다녔다. 식당에서 밥 먹을 때는 가방을 구석이나 놓거나 앞으로 매고 먹었고 핸드폰은 절대 테이블 위에 두지 않았다. 그런데도 눈에 띄는 색깔의 가방 단 한 번 맸다고 지나가던 행인의 눈빛이 달라지더라. 하마터면 털릴 뻔했다.  



환전은 어떡하지?

기차나 고속버스 등의 티켓팅 같은 건 웬만해서는 다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오프라인으로 쇼핑하거나 레스토랑에 가도 대부분은 신용카드로 해결된다. 너무 지나치게 많은 현금을 가져오게 되면 소매치기나 집에 도둑 들어서 잃어버릴 확률이 매우 높다. 그렇다고 또 너무 적게 가져오면 가끔 외국 카드 안 되는 지점들이 있어 난감할 상황에 맞닥트릴 수 있다. 



구걸이나 사기꾼들 조심하자

이탈리아에 와서 가장 놀란 것은 캐나다보다 길바닥에 노숙자들이 훨씬 없었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장미꽃이나 풍선 들고 다니면서 강매하려고 가까이 다가오는 사기꾼들이 많아서 주의를 해야 했다. 이건 솔직히 내가 로컬 사람들이랑 같이 다녀서 훨씬 위험부담이 덜 했던 것 같다. 나폴리보다 오히려 로마에서 내가 외국인이니까 같이 다니는 친구도 외국인인 줄 지레짐작하고 더 끈질기게 사기 치려 하더라. 



나폴리에서 버스는 없다고 생각해

버스 운행 잘 안 한다. 배차 간격도 마음대로고 제때 온 적 없다. 그러므로 나폴리에서 버스 투어는 포기하자. 기차도 오래된 기차가 있고 KTX처럼 빠른 기차가 있는데 오래된 기차의 매표소는 표 파는 직원조차도 없었다. 기계가 설치되어 있긴 한데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어서 복불복이다. 그래도 좀 신식으로 된 기차는 빠르고 쾌적한 대신에 당연히 조금 더 비싸고 표 확인도 꼭 한다. 



성당 투어 할 때 주의할 점

성당에서는 노출되는 상의나 짧은 하의 입고 입장할 수 없다. 좀 더 정숙한 성당은 모자도 벗으라고 한다. 사진 금지라고 쓰여있긴 한데 관광객들이 워낙 많아서 그런지 찰칵 소리만 안 나면 다들 그러려니 하고 찍는다. 대신 엄숙한 장소이니만큼 조용히 얘기해야 된다. 



레스토랑 문화: 내가 왕이야!

모두가 알다시피 이탈리아는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정말 세다. 한국은 손님이 왕이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식당이 왕이다. 캐나다에서처럼 개인 취향 맞추려고 재료 추가나 뺄 수 없다. 되레 알레르기 있어서 안된다고 해도 음식 반품시킨다고 화를 내더라. 언제는 잘 먹고 있는 와중에 먹는 것도 참견하길래 진짜 싸울 뻔했다. 


여하튼 그렇게 서비스를 개떡같이 해도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팁을 주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근데 로컬 친구의 왈, 팁도 많이 줄 거 아니면 차라리 아예 안 주고 빠르게 나가는 게 낫다고 한다. 팁 조금 주면 오히려 대놓고 욕한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아, 그리고 더치페이 계산 안 해주는 식당 정말 많으니까 혹여냐 일행이랑 같이 간다면 한 사람이 대표로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 잊지 말도록! 



사람 먼저? ㄴㄴ 차 먼저!! 

한국만큼 이탈리아 사람들 틈만 나면 클랙슨 누른다... 진짜 시끄럽다. 중국만큼 도로의 선도 잘 안 지킨다. 신호는 그래도 잘 지키니까 그나마 낫다고 해야 할까. 게다가 보통 도로도 좁고 차도 작기 때문에 새치기도 정말 많이들 한다. 워낙에 서로 앞뒤로 붙어서 다니기 때문에 주차 중 후진하다가 살짝 쿵- 한건 서로 그냥 손짓하고 끝나더라. 보행자들도 신호등 기다리기보다는 건널 수 있을 때 건널 때 많은데, 로컬 따라 한답시고 나폴리에서 차 멈추기 바라며 무작정 건너가면 아마 그 차가 당신 밟고 갈 테다. 조심하자. 


이탈리아에서 운전자 및 옆 동승자까지 안전벨트를 해야 되는데 나폴리에서 이 법 지키는 사람 거의 없다. 캐나다에서는 뒤에 앉은 사람도 반드시 안전벨트를 해야 돼서 처음에 차 탈 때마다 안전벨트를 찾았는데 알고 보니 거의 다 고장 나거나 아예 없더라. 그냥 탈 때마다 무사히 도착하기를 속으로 빌었다. 



니 자리는 내 자리

이 사람들 정말 줄 안 지킨다. 코로나 때문에 거리 두기 하면, 내가 외국인이라 더 그랬는지는 몰라도, 항상 누군가 앞에 서 있거나 직원에게 말 시키며 자연스럽게 끼더라. 여하튼 괜히 싸움 나서 더 큰일 벌어질까 대부분은 넘어갔는데, 한 번은 내 친구들이 대신 싸워줘서 다행히 내 순번 지킬 수 있었다. 근데 질서 규칙에 별로 스트레스 안 받는 사람이라면 그냥 포기하는 게 정신 건강에 나을 것 같긴 하다. 



자~ 받아!  

이 건 한국 사람들이라면 특히 두 손 공손히 모아 주고받는 문화라 더 충격일 수도 있는데 이탈리아는 누구나 서로에게 항상 물건을 던 지 듯이 주고받고 한다. 인종 차별하는 거 아니니까 안심하자. 



뭐라고? @#$%^&!!

서로 대화할 때 보통 사람들의 데시벨이 조금 크다. 처음에는 다들 밑도 끝도 없이 싸우는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냥 열정적으로 얘기한 것뿐이었다. 워낙에 손으로도 많이 얘기하니 옆에서 보기에는 더 다이내믹하게 얘기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는 나도 적응되어서 남 눈치 안 보고 크게 얘기하는데 그리 속 시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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