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

by 정재홍

열 좀 재겠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내 눈에 들어온다.

정면 또는 측면으로 내 손과 체온계는 사람들의 이마로 향한다.



손 소독 해주세요.


수많은 사람들이 내 옆을 지나친다.

환자도 보호자도 꼬마 아이도 지팡이에 몸을 싣는 어르신도 모두가



수고 많으십니다.


작은 목소리 하나에 천근같은 몸이 녹아 내린다.

나도 그들도 모두가 익숙해 지는 이 풍경에 공감한다.


모두 수고가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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