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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홍 Dec 13. 2020

첫눈

새벽녘 창밖에 흩날리는 하얀 꽃송이가 보였다.

그것들을 주시해 본다. 작은 결정체는 창에 사뿐히 내려와 빗물이 된다.

몽환적인 첫눈 내리는 주일 아침이다.


무거운 마음과 달리 발걸음은 가볍다. 

한발 한발 내딛는다. 오로지 나만의 발소리만 들린다.

지난 첫눈은 어떤 모습이었지?

기억이 없다. 그래서 지금 모습을 담아본다.


새해는 밝은 아침과 같이 다가왔었다. 온 세상이 눈부신 햇살에 따스한 온기로 가득했다.

첫눈 내리는 지금은?

마스크는 내 눈을 가리고 있다. 입김은 세상을 더 하얗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그냥 안경을 벗어 버렸다.


함께 나눌 일들은 이제 헛된 망상에 불과하다. 혼자여야만 하고 함께하면 안 된다.

어이없다. 혼자가 더 어울리는 세상이다.

지금까지 경험하고 기억되는 세상을 의심한다. 모든 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헷갈린다.

비로소 과거의 정상이 지금은 비정상이 되고 있다.


순간 즐거운 첫눈은 내게 서글픈 현실을 담고 있는 눈물처럼 다가왔다.


https://youtu.be/NcWzS_QUt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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