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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홍 May 23. 2021

알뜰 아내

차가 오래되었는데 바꿀까?

벤츠 어때?

1억은 넘겠지?

우리 가족의 안전을 생각해야지.


아내는 하던 일을 멈추지 않았다. 대꾸도 없었다.

그래서 다시 말했다.

그럼 그냥 차 바꾸자.


아내는 하던 일을 멈추고 나를 보며 말했다.

가끔 엉뚱한 말을 하네. 요새 심심해?

나는 꼬리를 렸다.

아냐. 신경 쓰지 마. 차 바꿀 생각은 전혀 없어. 쓸데없이 돈 쓰지 말아야지.


내일은 월요일이다. 소파와  몸이  나는 우울했다. 쓰레기를 버리고  아내가 왔다.

낑낑거리며 박스 하나를 끌며 내게 말했다.

오빠! 여기 봐봐.

마스크 넘어 초롱초롱한 눈빛이 보였다.


오빠! 이거 멀쩡하지? 내용도 좋은데 어때?

나는 귀찮은 듯이 몸을 소파에 구겨 넣었다.

오빠! 이 정도 더 있던데... 혼자 가져오느라 힘들었는데... 지금 바빠?

뭔데?


옆에 있던 딸이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아빠! 이거 재밌는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니 글도 못 읽는 주재에 뭐가 재밌다는 거지?

딸의 반응에 아내도 반응했다.

오빠! 이거 재밌는데! 갔다 오자.


셋은 그렇게 려갔다. 그리고 어두컴컴한 쓰레기 더미에 산처럼 쌓인 책을 하나하나 챙겼다.

우리 셋은 그렇게 올라왔다. 그리고 나는 장난감을 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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