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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홍 May 22. 2019

행동하기 전 준비가 먼저

# 안면인식 구현 1단계를 넘어서며

해결하고 싶은 미션이 생겼다. 무작정 시도해 본다. 어느새 책상은 정신없는 실패작으로 쌓인 쓰레기장이 되었다. 무작위적 실패의 산물을 느낀다. 뒤이은 패배감은 또 다른 자괴감을 안겨주었다. 도대체 무엇이 잘 못되었을까. 생각을 거듭할수록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미 머릿속은 혼란스럽다. Why? 안 되는 걸까? 이 오류(error)는 뭐지? 해결하고 싶은 욕구만 앞선다. 열심히 찾아본다. 웹에는 너무도 방대한 정보가 있다. 제대로 찾아서 시도해 보는지도 의심스럽다. 그저 운에 맡기고 있는 무작위적 시도만 할 뿐이다. 정작 해결은 되지 않는다.

정신없이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시도해본다. 그러나 해결은 안 되는 상황


잠시 모두 다 내려놓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차근차근 처음부터 생각해 본다. 단계적으로 인스톨(install) 과정을 되짚어본다. 다시 모니터를 뚫어지고 응시한다. 아무 반응도 없다. 다시 눈을 감아본다. 조심스럽게 또 시도해 본다. 그러나 또다시 에러다. 다시 눈을 감고 차근차근 되짚어본다. 에잇! 해결이 안 될 것 같으니 그냥 포기할까? 모니터에 지쳐있는 나 스스로를 발견한다. 누가 하라고 하지도 않는 숙제 때문에 이렇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니. 뭐하는 짓이지? 이제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다시 눈을 감고 아무 생각 없이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 순간 무엇인가 생각나는 하나의 연결고리를 찾게 되었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원인을 찾은 것 같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본다. 손가락 마디마디 움직임이 느껴진다. 아주 조심스럽게 점검하고 또 확인하는 단계적 절차를 무시하지 않고 시도해 보았다. 9년 전 비싸게 주고 산 기계식 키보드의 미세한 떨림도 느껴진다. 나는 긴장하고 있다. '될 것도 같은데... 에잇 모르겠다.' 마음을 비우고 엔터(enter) 키를 눌렸다. 순간 구멍이 날 것 같은 모니터에서는 물결치듯 화려한 코드로 채워지고 있었다. 엄청난 속도 회오리가 불어오는 듯 알 수 없는 알파벳으로 무엇인가 열심히 보여기고 없어지면서 제대로 풀어지는 화장지처럼 속 시원하게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해결되었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고 이내 내가 원하는 것을 확인했다. 작은 한 숨과 탄식이 섞여 나온다.


'아~이런 정말 아하~'

 

또 한 번 느끼는 깨달음이다. 무엇이든 문제가 생기고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 때는 잠시 멈추고 생각할 여유를 가져야 한다. 조급함은 모든 에너지를 갉아먹는다. 지난 시간과 노력을 위해서는 잠시 멈추고 필요가 있다. 조금 늦을 수도 있지만 해결을 위해서는 차분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 해결을 커녕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갈팡질팡할 수 있다. 무작정 걷다 보면 결국엔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한탄하게 될 것이다. 행동을 하기 전 준비가 먼저다. 그 유명한 에이 브리엄 링컨과 벤자민 프랭클린의 한 마디가 새삼 가슴속에 깊이 박힌다.

 

나무를 베는데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도끼를 가는데 45분을 쓰겠다.

         

By failing to pare, you are preparing to fail
준비에 실패하는 자는,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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