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여름이 멀어지고 가을이 찾아오고 있다.
선선한 바람은 이제 차갑게 느껴진다.
저만치 가족과 즐기는 텐트 앞사람들은 그렇게 숲 속에 있었다.
마음 내키는 곳으로 갔다.
나무 벤츠에 누워 그대로 눈을 감았다.
잠을 잔 것인지 그대로 멈춘 것인지 모르겠다.
문득 눈을 떴다.
숲 속에 작은 점 하나로 나는 그렇게 누워 있었다.
무엇인가 쓰고 싶었다.
있는 그대로...
#숲 속에서
숲 속에서 할 게 없다.
당장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는 일도 전혀 없다.
그저 숲 속에는 내가 있을 뿐이다.
찬바람이 불고 나뭇잎이 흔들리고 코를 자극한다.
나무 향기가 내 머리를 맑게 한다.
그대로 누워 하늘을 바라볼 때
숲이 내게 말을 한다.
숲 속에서 할 게 없다.
당장 해야 할 일도 하지 말아야 할 일도 전혀 없다.
그저 숲 속에는 내가 있을 뿐이다.
밝은 햇살 아래 숲이라는 공간은 평온한 안식처와 같다.
반대로 한 줄기 빛도 없는 암흑에서 우리는 두려움을 갖는다.
숲은 지금 내가 있는 곳이다.
언젠가 떠날 공간임에도 주먹을 꼭 쥐고 있다.
숲은 두려운 공간이며 평온한 안식처다.
가벼운 마음으로 손을 펴 숲에서 부는 바람을 마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