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글을 쓰지 않은 것이 아니라 글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누군가를 위로할 심지어 나조차 위로할 수 있을 의지가 없었기에...
만약 이때 글을 쓴다면 위로보다 무기에 가깝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은 늘 행복할 수 없습니다.
행복을 찾아나서는 노력이 있을 뿐.
그 길을 걷는 것 자체로 행복일 수 있고,
도중에 나도 모를 허무함이 찾아오기도 할 것입니다.
숨을 쉰다는 것을 인식하려면 잠시 멈추어 숨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나무에 대해 알고 싶으면 가만히 오랜 시간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고양이, 강아지, 사랑하는 사람, 아기의 숨소리를 들으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지만,
정작 나는 나의 숨소리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나무를 설명하려고 들면 나무를 제대로 바라볼 시간을 놓치게 됩니다.
아무것도, 아무런 의도도 없이 나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나무를 바라보면...
숨소리 속에 내가 살아온 날들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그저 한참을 멍하니 나무만을 바라보면 바람이 보이고, 잎사귀 뒤로 숨은 작은 열매와 그들을 찾아드는 작은 생명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사실 그래도 됩니다.
의무적으로 마음에도 없는 행복, 위로를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그 긴 공백사이의 여운이 또 다시 글을 쓰게 만듭니다.
나의 진실한 언어, 진실로 고마운 감정이 그대로 담기게 될 것입니다.
지치고, 허무하고, 절망적인 사람들은 모두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위로는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가만히 안아주는 것.
나는 나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가만히,
아무것도,
아무런 의도도 없이,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듯이,
나무를 바라보듯이...
2017. 7. 9
-jeongjongh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