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안아줘

놀이

by 정종해


작은 상자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나왔습니다.

미리 나온 사람들은 한창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건물 짓기 놀이







요리하기 놀이

물건팔기 놀이







장기자랑 놀이

이야기하기 놀이








그러나 노는 사람들의 표정이 어둡습니다.







마치 '빨간구두'를 신은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잠시 놀이를 멈출 수 있어야 하는데 잠시도 멈출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잠이 들기 전에도 머리 속엔 온통 놀이 뿐입니다.

그냥 깊게 잠이 들 수가 없습니다.

무슨 마녀의 저주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공원에 들어섰습니다.

더 이상 놀 수 없는 사람들이 벤치에 앉아있습니다.

그들은 비둘기들을 한참 바라보다가 모이를 던져주다가

그대로 나무처럼 멈추어버립니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도 그리 밝지 않습니다.

그들 또한 머릿속은 온통 놀이 뿐입니다.

그러나 더 이상 놀 힘이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슬퍼합니다.







어린 아이들은 아직까지 놀이가 즐겁습니다.

이 놀이를 멈출 수 없다는 사실을 아직은 모릅니다.

아이를 바라보는 노인들은 그저 미소를 짓습니다.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떠올립니다.







2017. 7. 16

-jeongjong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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