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안아줘

세기의 사랑

by 정종해


<kiss me / 캔버스에 아크릴>



괴테의 클라이스트, 샤갈의 벨라, 모딜리아니의 잔느...

늘 특별한 사랑이 우리를 전설로, 로망으로 이끌었습니다.

지금도 그 사랑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생에 있어 가장 유익한 놀이는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슬픈 사랑이라고 여기는 사랑조차 당사자에게는 인생 최고의 가치로움일 수 있습니다.


아버지는 경상도 사람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 하루에 세 마디만 했습니다.

“인나! 묵자! 자자!” 여기에 덧붙여... 맛있게 먹고 나서 후식으로 “맛도 없다!”

어머니는 늘 그 말씀 이후에 투정을 제게 늘어놓습니다.

“잘 먹어놓고 맨날 맛도 없단다!”

그래도 그게 사랑이었는지 아버지가 제일 멋있어보였나 봅니다.


아버지가 치매에 걸리시고

요양병원으로 형제들은 모시고 갔습니다.

어머니가 힘들어 모시고 간 곳에서 아버지는 늘 말씀하셨답니다.

“집에 가자! 여기 우리집 아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우리의 말을 뿌리치고 빨리 모시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임종 며칠 전 누나들이 얘기를 했습니다.

아버지가 옛날 모습처럼 말끔하고 제정신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고...

가족 모두 그 모습에 안도했었다고...

아버지가 떠나시던 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답니다.

“종해야! 나 가는데 니도 갈래?”

어머니는 치매로 인해 늘 밖을 나가셨던 이유로 이번에도 그러시겠지 하셨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갔다 오이소! 나는 안 갈랍니다.”

하셨답니다.

“알았다. 나 간데이. 천천히 와라!”


지금도 어머니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말씀하십니다.

“느그 아버지 안 죽었다. 지금도 어디에 있을거다!”

그 믿음으로 외롭지만 삶을 투쟁적으로 살고 계십니다.


괴테, 샤갈, 모딜리아니의 사랑만큼 아름다운 사랑 속에서 제가 자라온 것에 감사합니다.


우리는 언젠가 모두가 떠납니다.

어떻게 떠나느냐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 더 살아야겠다고 그 미련 때문에 아쉬운 눈으로 떠나는 사람이 있고,

천상병 시인처럼 나 이 세상 잘 놀다간다고 하고 떠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은 위대합니다.

사랑은 속임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말이 없어도 느껴지는 것이고, 정말 싫다가도 그 사람이 그리운 것이 사랑입니다.

그 위대한 사랑을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돈으로 살수 없는 절대 후회할 일 없는 삶과 사랑을 하는 일...

그것이 우리가 인간일 수 있는 유일한 혜택이라고 믿습니다.


2017. 7. 23

-jeongjong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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