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야근이에요. ㅠㅠ”
올해 들어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남기는 문자메세지입니다.
달리 위로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 날이면
“힘내요. ㅠㅠ”
“밥 잘 챙겨먹어요. ㅠㅠ”
“내가 힘이 되지 못해서 미안해요. ㅠㅠ”
가 전부였습니다.
매년 작년보다 더 열심히 달리는데, 노력하는데 왜 늘 제자리걸음만 하는 것 같을까요?
TV안에서는 어제보다 오늘이 나은 사람들만 가득한데 왜 나에겐 그런 날이 없는 것일까요?
더 열심히 더 노력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하며 매일을 반성하고 이 악물고 달리는데
왜 늘 다람쥐 쳇바퀴 위를 달리는 기분이 들까요?
힘든 순간을 넘겼으니 이젠 좀 모아봐야지 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면,
곧 주인이 전세값 올려달라고 하고, 물가가 오르고, 세금이 오르고,
갑자기 아이가 부쩍 자라서 용돈도 올려줘야하고, 학원비가 들어가고,
결국 모으는 것은 포기하고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는 데 행복은 언제 찾아올까요?
오늘도 우리는 쳇바퀴를 돌리고 있습니다.
타이어를 돌리며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사람들을 바라보면 부럽고, 자신의 처지가 속상합니다.
열심히 달리는데 늘 제자리이게 하는 세상이 원망스럽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다람쥐는 쳇바퀴를 돌립니다.
쳇바퀴를 돌리는 일이 다람쥐에게는 노동이 아니라 즐거움입니다.
다람쥐는 타이어보다 쳇바퀴가 더 나은 삶의 도구입니다.
행복은 얼마나 가지느냐의 척도가 아닐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난하여도 웃고 기운차게 사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어려운 일이 닥쳐도 그마저도 받아 안고 아무렇지 않게 행복을 키우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도 불행은 있을 것입니다.
제가 많이 가져본 적이 없어서 구체적인 것은 모르겠지만, 막장 드라마를 보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새벽 3시에 집에 들어와서 지금 천안 출장 가요. ㅠㅠ”
오늘 아침 사랑하는 사람의 문자 메시지였습니다.
그리고 “힘내세요. 밥 잘 챙겨먹어요. 미안해요. ㅠㅠ” 대신 조금 긴 문자를 남깁니다.
“지금은 힘들겠지만 이 또한 지나갈거에요. 생각하지 말고 시간이 가는대로 정신없이 보내봐요~~. 난 시간이 많지만, 많아도 힘들긴 마찬가지에요. (이 생각 저 생각이 날 괴롭히거든요) 시간이 흐르면 당신에게도 휴식이 올거에요. 그리고 그 휴식이 그 어느 때보다 값질 거에요. 더 나아지길 바라지 않는 게 좋더군요. 바란다고 당장 이루어지지 않더군요. 답답하기만하고 지금 이 순간이 늘 지옥같아지더군요. 그냥 지금 나는 지옥에 와 있다. 그래 시간이 가길 기다리자. 그리고 달콤한 휴식이 있을 때 마음껏 휴식하고 있음을 느끼며 행복해하자라고 생각해보세요. 힘내요~! 당신과 난 늘 반대방향으로 가네요. 그런데 늘 감정은 같아서 인연인것 같아요. 사랑해요~~”
그리고 잘 답장이 없던 그녀가 답장을 보내왔네요.
“네, 힘낼게요~~”
2017. 10. 13
jeongjongh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