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춘이 저무는 시간 속에서 또 다른 청춘이 자랐다.
그 자라난 청춘이 나였기에, 나는 그 저무는 청춘을 존경해야만 했고 사랑해야만 했다.
그 의무감에 꽤 오랫동안 갖혀있었다.
그 사이 내 안에는 풀어내지 못한 슬픔들이 흐르지 못한 채 갖혀버렸다.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심해 속에서 오랫동안 움츠려 있었다.
오랜 시간동안 혼자 견뎌온 슬픔들이 어느 범상한 오후, 예기치 못한 덤덤함으로 흘러나왔다.
엄마는 한동안 입을 틀어막으며 끄억거렸다.
오랫동안 혼자 견뎌온 나를 질책아닌 질책으로 꾸짖었다.
엄마와의 소박한 식사가 그리웠는데, 그 자리를 처음으로 슬픔으로 채웠다.
혹시 내가 흘려보낸 슬픔이 그녀의 마음속에 갖혀버리진 않을까. 얼른 나는 그녀의 마음 속에 슬픔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그녀를 꽉 껴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