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진짜 알아야 할 경제교육
우리 아이는 식욕도 없고
가리는 음식이 많은 편식쟁이지만
다른 아이들처럼 아이스크림 만큼은 최애 음식이다.
집 근처 버스정류장 바로 앞에 있는
배스킨라빈스를 볼때마다
"엄마~ 아이스크림 먹고 가면 안 돼요?"라고
항상 조른다.
왜 배스킨라빈스가 꼭 이곳에 있어서
우리 부부를 매번 괴롭게 하는지...
늘 골칫거리다.
흔쾌히 사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세 명이 함께 먹으면
만원이 훌쩍 넘는 비싼 가격도 문제지만
굳이 몸에도 안 좋고 영양가도 없는걸
이렇게 비싸게 주고 먹어야 하나? 하는
당위성까지 붙이면 사줄 이유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아이스크림 할인점으로
유도한 적도 솔직히 여러 번 있었다.
아이스크림이 땡기는
여름의 막바지였던 어느 날
우리 가족은 오랜만에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오랜만에 사준 아이스크림에
푹 빠진 아이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한 개 안 먹으면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 5개를 사 먹을 수 있어!
근데도 배스킨라빈스에서 먹을 거야?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은
왜 더 비싼것 같아?"
아이는 내 예상보다 망설임 없이 바로 답했다.
"아마도... 앉아서 먹을 수 있어서?
그리고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를 고를 수도 있잖아!
아! 그리고 시나모롤 우산도 주잖아.
시나모롤 너무 귀여워~"
아이는 생각나는 대로 말한 것이지만
썩 조리 있는 대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말에 동의하는 끄덕임을 보여주며
나는 계속 질문을 이어 나갔다.
"맛은 어때? 배스킨이 더 맛있어?"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근데, 맛은 둘 다 맛있어~
그래도 난 배스킨에서
아이스크림 먹는 게 더 좋아!"
아이의 답변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배스킨라빈스가 고급 재료를 사용해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도
매력의 요소 중 하나겠지만,
다른 곳에서는 먹을 수 없는 다양한 맛과
당장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게 만드는 광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무장한 이벤트들이
아이들을 현혹한다.
이런 요소들은 배스킨라빈스를
특별하게 만드는 동시에,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 많은 돈을 받지만, 그 대가로
청결하고 예쁜 매장에서
다양한 맛과 캐릭터를
고를 수 있는 기쁨을 제공하는 것.
소비자가 흥미를 잃지 않도록
매달 다른 맛의 아이스크림을 출시하는 것.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와 콜라보로
이곳에서만 파는 상품을 소유할 수 있게 하는 것.
특히 배스킨라빈스는 맛뿐만 아니라 시각적 요소에 집중한다.
귀여운 캐릭터로 포장용기를 바꾸기도 하고
한정판 굿즈가 포함된 아이스크림을 사 먹음으로써
소비자들은 희소성 있는 캐릭터 굿즈를
가질수 있어 그들의 소유욕을 충족시킨다.
배스킨라빈스는
단순히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
이상의 특별함을 제공한다.
즉, 사람들에게 더욱 특별하고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기꺼이 그 가격을 지불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주는 게 좋을까?
아이에게 비싼 아이스크림은
상술이니 사기니 하면서
사먹지 말아야 한다고 할 텐가?
아니면 한정판 캐릭터 상품을
사게 되었으니 득템한 거라고 할 텐가?
둘 다 아니다.
돈으로 흑백을 가르는
가치판단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특히 어린이에게는
어떤 물건을 사기 위해 돈을 쓰는 것에 대해서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가치가 있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는 소비의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아이에게 이런 매력적인 요소가 있는 물건은
늘 많은 돈을 지급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주었다.
어린이들에게는
필통 속 시나모롤, 쿠로미, 마이멜로디가
그려진 연필은
일반 연필보다 더 매력적이기 때문에,
그 가치가 모두 돈으로 책정된다는 것을.
이렇게 말하면 좀 놀랄 줄 알았더니
너무나 태연하게 돈이 더 들더라도
여기를 계속 오고 싶다고 일관된
배스킨라빈스에 대한 팬심으로 대답을 한다.
그래서 장난스럽게
"그럼 이제부턴 용돈으로 아이스크림
사 먹으러 올까?"
라고 물으니,,
그러고 싶지 않은 듯
일부러 무시하며 다시 말없이
먹기에 집중하는 아이가 귀엽다.
과연 초등학생 1학년이 생각하는
돈의 가치는 어떨까?
최근 집안일을 통해 용돈을 벌게 해주니,
아이가 돈의 소중함을 더욱 깨닫게 된 것 같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살 때,
가치의 크기에 따라 돈을 얼마까지
지불 할 수 있을지를 이해하고 선택하게 하는
소비의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돈의 진정한 가치를 배울 수 있도록
작은 경험에서부터 하나씩 알려주자.
"돈은 특별하고 가치 있는 것을 얻기 위한 도구다."
★다음주 목요일 예고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아이의
장래희망 찾기 대장정!
"아이라고 부자되지 말란 법은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