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진짜 알아야 할 경제교육
금요일 저녁, 우리 가족은 거실 테이블에 둘러앉아 보드게임을 즐겼다.
요즘 아이가 관심 있어하는 게임은 "모노폴리" 다. 처음에는 단순한 덧셈과 뺄셈도 헷갈려 잔돈을 거슬러주는 것조차 버벅대던 아이가 어느샌가 계산을 척척해내며 게임을 즐긴다.
엄마인 내가 본인이 점령한 도시에 발걸음 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모습이 참 귀엽다. 마침 아이가 바라는 대로 본인의 도시에 걸렸을 때 억울한 척 리액션을 하자, 아이는 기분이 한껏 좋아져 신난 기분을 감추지 못한다.
이제는 제법 야무지게 땅을 사고 건물을 세우며 전략도 짠다. 게임의 룰도 하나하나 알게 되면서 흥미가 커지고 있는 듯하다. 이따금 '세금'이라고 적힌 칸에 걸릴 때마다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돈을 내야 한다고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궁금해졌다.
"세금이 뭔지 아니?"
아이는 귀찮은 듯 게임에서 눈을 떼지 않으면서 당차게 대답했다.
“세금? 엄마, 그건 그냥 벌금을 내는 거잖아요! 걸리면 20만 원 내야 돼요”
역시나 아이는 세금을 단순히 벌금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사고파는 모든 것에 세금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아직 아이에게 생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세상을 살면서 "세금"이란 존재는 생각보다 우리 삶에 밀접하게 닿아 있다.
"세금은 벌금이 아니야. 세금은, 우리가 돈을 벌거나 물건을 살 때, 일부를 나라에 세금으로 내는 거야. 지금 게임에서 집이나 땅을 사면 세금을 내는 것처럼, 실제로도 만 원을 벌면 천 원은 세금으로 내고, 나머지 9천 원만 쓸 수 있단다."
아이의 반응은 당연히 놀라움 그 자체였다.
“에이, 그게 뭐야! 말도 안 돼! 너무해! 내 돈인데 왜 가져가는 거예요?”
아이는 도끼눈을 뜨고 아주 불만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세금은 우리가 사는 나라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돈이야.
예를 들어 도로를 만들고, 학교를 짓고, 경찰이나 소방서를 운영하는 데 쓰이지.
그 덕분에 우리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거야.”
"그럼 세금이 없으면 그런 게 없어?"
"그럴 수도 있어. 모두가 함께 내는 세금이 없으면 이런 시설들이 부족해지겠지."
“그래도 내 돈인데!!! 돈 아까워! 그래도 안내면 안돼요?”
세금을 안내면 안되냐니, 역시 아이다운 대답이다.
나 역시도 내고 싶지 않은 게 세금이니까.
아이는 여전히 세금이 아깝다고 생각했지만, 내 이야기를 듣고 나서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 듯했다.
사실 내가 아이에게 말해주고 싶은 부분은
세금을 제때 잘 내는 성실납세자가 되어야 한다거나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세금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교과서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네가 바라는 부자가 되려면
돈을 더 잘 불릴 수 있는
자산을 가져야 해.
그 자산을 가지기 위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
바로 세금이란다."
대표적인 자산인 집을 예를 들어 보면, 우리가 집을 살 때, 보유할 때, 팔 때 세금을 낸다. 세금은 재산을 취득하고 보유하면서 생기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로 지불하는 비용이다. 집을 사면 개인의 소유가 되지만, 그 자산이 있는 지역 사회를 관리하는 측면에서 취득세는 필요한 항목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세금은 시장 과열을 조절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시장상황에 따라 세금의 비율을 조정한다. 부동산이 폭등하는 시장에선 주택구매를 막기 위해 취득세나 보유세를 올려 버린다.
명목상 사회에서의 책임을 운운하는 것이 정부의 정당방위처럼 느껴지는 건 내 기분 탓일까.
직전 상승장에서는 높은 보유세(종합부동산세) 때문에 현금흐름이 부족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소유하고 있는 집을 매도하기도 했다. 특히 다주택자들이 많은 곤욕을 치렀다.
내 돈을
뺏아가는
나라라니!
내가 아이에게 전하고 싶은 건 바로 이 시점의 시각이다.
세금을 단순히 돈이 나가는 일로만 여기며, 일반 사람들처럼 무작정 아까워하거나 분노하는 데 휩쓸리지 않기를 바란다. 대신, 세금이 지니는 기회비용과 그 사용 가치를 스스로 생각하고 깊이 질문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한다.
“세금 많이 내는 부자는 어때?
부자는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세금도 많이 내.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세금을 내더라도 남는 수익이 많으면 부자가 된단다.”
반대로 많이 벌지 않으면 세금도 작게 낸다.물론 손에 쥔 자산도 그만큼 적어진다.만약 "작게 벌고 작게 쓰는 삶"을 추구한다면, 그 역시 본인의 선택이고 존중할 부분이다. 그렇지만, 세금을 많이 내면서 더 많이 벌고 자산을 키우는게 더 나은 선택이지 않을까?우리가 '모노폴리' 게임을 할 때도 세금을 내면서 계속 플레이어로 참여해 빌딩을 짓고 랜드마크를 세우는 것처럼.
이 간단한 논리가 돈을 버는 심플한 방법이자 부자가 되는 방법의 본질이다. 세금을 내도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으면 세금을 내고도 투자하고, 그렇지 않으면 이 방법을 멈추고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
아이가 언젠가는 이 말을 이해하게 될 날이 올 거라 믿는다. 나 역시 자본주의와 세금의 관계를 너무 늦게 깨달았기에, 한때는 과도한 세금을 내는 부자들은 스크루지같은 나쁜 사람으로 여겼다. 철이 들고 돈의 가치를 알게 되면서 세금의 의미를 일찍 깨닫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세금이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세금을 내고 나는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어릴 때부터 이해한다면, 아이는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자산과 세금과의 관계를 현명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대화가 아이의 미래에 작은 씨앗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이런 대화를 꾸준히 이어나가고자 한다.
★다음 주 목요일 예고
부자들은 어떤 말을 쓸까?
"우리 아이 부자될 수밖에 없는 "부자언어" 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