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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샘 지연 Aug 13. 2024

아들은 꽤 있습니다만(3)-사랑스러운 호호 형제

독서지도사로 만나는 남자아이들의 이야기

나는 울 엄마랑 닮은 듯 아주 다르다.

엄마는 귀한 3대 독자를 첫째로 낳았는데도,

오빠를 독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 아들이 하나 더 필요했단다.

나를 비롯해 줄줄이 딸, 딸을 낳았지만 말이다.


나는 아들 둘인 '들들맘'이다. 

엄마는 나와 바꿨어야 했다고 한다.

나랑 엄마는 시대를 잘못 타고난 것일까?

뭐, 어쩌겠나?!

엄마는 딸이 많아 좋고, 나는 남자들 속에서 좋다!


<딸은 없습니다만> 이야기와 함께,

<아들은 꽤 있습니다만> 이야기를 연재한다.




고학년과 저학년 호호 형제가 함께 수업을 하고 있다. 이 아이들의 네 식구는 인도에서 4년을 넘게 살다 돌아왔다. 둘 다 영어를 얼마나 잘하는지, 과외를 받고 싶을 지경이다.


여행도 많이 다녀서 초등학생 두 아이들이 나보다 더 많은 나라를 가봤다. 부럽구나, 형제들이여! 

인도 곳곳은 물론이고, 케냐, 이집트, 스페인 등 다양하다. 얼마 전에는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와서 초콜릿과 누뗄라가 듬뿍 들어간 쿠키를 주었다. 내가 참 좋아하는 달달구리들! 행복했다^^


형 호호는 인도에서도 국어공부를 꾸준히 해서인지 처음 만났을 때 한글 맞춤법도 거의 안 틀리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제법 썼다. 글씨는 어찌나 잘 쓰는지, 학교에서나 어디서든 사랑받을 만한 아이다. 동그랗고 또렷한 눈이 아주 매력적인 아이. 엄마의 눈을 똑 닮았는데, 알고 보니 외할머니의 눈과도 닮았다. 피는 못 속인다더니... 정말 신기하다!


형 호호가 오면 나는 

그렇게도 간식을 막 찾는다. 퍼주고 싶은 아이다. 


"선생님,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쓰면 얼마나 벌어요?"

호호 형의 돌발 질문. 

"음......"

그저 로블록스 게임을 하는 거랑 비슷한 거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나의 취미생활이라고. 

내가 글을 쓰고 있다는 걸 알고는 아빠의 계정으로 나의 블로그에  '서로 이웃'을 신청하는 아이^^;


나는 우리 아파트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서 교실을 홈스쿨로 운영하고 있어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우리 집으로 온다. 호호형제의 집이 우리 집에서 꽤 멀어서 호호 동생은 그 집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다른 집에 가면 습관적으로 책장을 보게 된다. 이 집은 책이 참 많다. 아이들 부모님이 늘 책을 읽는 집이다. 나보다 더 많이 읽으시는 것 같다. 경제, 자기 계발이나 소설 등 장르도 다양하다. <레버리지>는 이 댁에서 빌려 읽었다. 빌려 읽고 싶은 책이 엄청 많다. 우리 집에 있는 책도 다 못 읽고 있으니, 자제 좀 하시지! 


동생 호호는 저학년이기도 하고, 4년을 인도에서 보냈으니 처음에는 맞춤법도 어려워하고 글 쓰는 건 정말 부담스러워했다. 1년이 지나고 다시 6개월이 지나고 나니, 이제는 글씨도 좋아졌고, 글 쓰기도 조금씩 늘고 있다. 한 번은 내가 아이를 크게 혼냈다가 눈물이 그렁그렁 고이는 바람에, 달래느라 꽤 힘들었다. 그러다가도, 또 금방 헤헤 웃으면서 건들건들 자기는 천재라고 하며 막 그런다.


아우 호호는 엉뚱한 데도 있다. 생뚱맞게 이런 톡을 보내기도 하는 귀여운 아이다. 

언제 적 '행운의 편지'란 말인가!

이게 지금도 돌아다니나 보다. 다시 유행이 돌아온 건가? 



호호 형제는 얼굴도 다르게 생겨 참 다르지만 둘 다 각자의 사랑스러움이 있다.


호호 형제의 어머님께서 아이들이 읽을 '인문, 과학, 역사'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셨다. 부지런히 찾아보고 알려드려야겠다. 책 읽기는 정말 중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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