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지도사로 만나는 남자아이들의 이야기
고학년과 저학년 호호 형제가 함께 수업을 하고 있다. 이 아이들의 네 식구는 인도에서 4년을 넘게 살다 돌아왔다. 둘 다 영어를 얼마나 잘하는지, 과외를 받고 싶을 지경이다.
여행도 많이 다녀서 초등학생 두 아이들이 나보다 더 많은 나라를 가봤다. 부럽구나, 형제들이여!
인도 곳곳은 물론이고, 케냐, 이집트, 스페인 등 다양하다. 얼마 전에는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와서 초콜릿과 누뗄라가 듬뿍 들어간 쿠키를 주었다. 내가 참 좋아하는 달달구리들! 행복했다^^
형 호호는 인도에서도 국어공부를 꾸준히 해서인지 처음 만났을 때 한글 맞춤법도 거의 안 틀리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제법 썼다. 글씨는 어찌나 잘 쓰는지, 학교에서나 어디서든 사랑받을 만한 아이다. 동그랗고 또렷한 눈이 아주 매력적인 아이. 엄마의 눈을 똑 닮았는데, 알고 보니 외할머니의 눈과도 닮았다. 피는 못 속인다더니... 정말 신기하다!
형 호호가 오면 나는
그렇게도 간식을 막 찾는다. 퍼주고 싶은 아이다.
"선생님,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쓰면 얼마나 벌어요?"
호호 형의 돌발 질문.
"음......"
그저 로블록스 게임을 하는 거랑 비슷한 거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나의 취미생활이라고.
내가 글을 쓰고 있다는 걸 알고는 아빠의 계정으로 나의 블로그에 '서로 이웃'을 신청하는 아이^^;
나는 우리 아파트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서 교실을 홈스쿨로 운영하고 있어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우리 집으로 온다. 호호형제의 집이 우리 집에서 꽤 멀어서 호호 동생은 그 집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다른 집에 가면 습관적으로 책장을 보게 된다. 이 집은 책이 참 많다. 아이들 부모님이 늘 책을 읽는 집이다. 나보다 더 많이 읽으시는 것 같다. 경제, 자기 계발이나 소설 등 장르도 다양하다. <레버리지>는 이 댁에서 빌려 읽었다. 빌려 읽고 싶은 책이 엄청 많다. 우리 집에 있는 책도 다 못 읽고 있으니, 자제 좀 하시지!
동생 호호는 저학년이기도 하고, 4년을 인도에서 보냈으니 처음에는 맞춤법도 어려워하고 글 쓰는 건 정말 부담스러워했다. 1년이 지나고 다시 6개월이 지나고 나니, 이제는 글씨도 좋아졌고, 글 쓰기도 조금씩 늘고 있다. 한 번은 내가 아이를 크게 혼냈다가 눈물이 그렁그렁 고이는 바람에, 달래느라 꽤 힘들었다. 그러다가도, 또 금방 헤헤 웃으면서 건들건들 자기는 천재라고 하며 막 그런다.
아우 호호는 엉뚱한 데도 있다. 생뚱맞게 이런 톡을 보내기도 하는 귀여운 아이다.
이게 지금도 돌아다니나 보다. 다시 유행이 돌아온 건가?
호호 형제는 얼굴도 다르게 생겨 참 다르지만 둘 다 각자의 사랑스러움이 있다.
호호 형제의 어머님께서 아이들이 읽을 '인문, 과학, 역사'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셨다. 부지런히 찾아보고 알려드려야겠다. 책 읽기는 정말 중요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