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내가 보이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그런 일들이었다.
해보기 전에는 상상도 못 한 일들, 그러나 육아 세계에서는 너무나 일상적인 일들이었다.
“잠을 안 자요”, “밥을 안 먹어요”라는 말을 아기 엄마들은 늘 입에 달고 살았다. 먹고 자는 것은 아이에게 너무 중요한 일과였기 때문이다. 나도 아이에게 “먹어라”, “자야지”라고 말하며 에너지가 바닥나는 날들이 많았다. 우리 부모님이 “더 먹어라”, “자라”고 말씀하시던 이유를 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까지 생각할 여유도 없이, 나는 아이가 먹지 않고 자지 않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그래서 “왜 그럴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육아 중 일어나는 많은 걱정스러운 상황들 속에서 나보다 훨씬 덜 걱정하는 듯한 남편을 보면서였다. “어쩜 저럴 수 있지?” 하며 서운함이 치밀기도 하고, 나만 힘든가 하는 억울함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평온한 남편의 육아가 결과적으로 나와 비슷하거나,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면서 혼란스러웠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나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나기 시작했고,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
하루하루 체력이 바닥나고 감정이 엉망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내가 더 이상 아이를 처음 안았던 순간처럼 아이를 대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상태에서 동네 엄마들, 흔히 육아 동지라고 부르는 사람들과 비슷한 감정 상태를 공유하던 때였다.
하루는 아이들이 돌이 지났을쯤, 동네 엄마들과 만난 적이 있었다. 그 경험이 나를 제자리로 돌아오게 해 준 계기가 되었다. 엄마들은 밥을 잘 먹는 아이는 그것대로, 잘 자는 아이는 그것대로 또 다른 불만을 품고 있었다. 모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불안한 존재로 보았고 그만큼 자신도 괴롭히고 있었다.
“우리 아이는 안녕도 못해요.” “인사는 기본이잖아요.” 돌 지난 아이엄마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뭐라고 해야 할지 뇌가 정지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애라 모르겠다 하고 “기본은 어른한테만
기본이지요.”라고 말했다.
둘 지난 아기를 둔 엄마들은 참 많은 것을 아이에게 바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했다고 해서 그 엄마가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누구보다도 아이의 먹고 자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런데 모두들 아이를 낳은 지 겨우 1년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아이가 잘하는 것에 격려를 하기보다는 아이라는 불완전한 존재를 완벽하게 만들기 위한 하나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 “왜 우리는 그런 생각을 선택하게 되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어쩌면 그 이유는 내 안에, 엄마들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이를 위해 여러 육아책과 강의를 들으면서, 오히려 아이보다 나라는 인간을 탐구하게 되었다. 나는 이렇게 한 살 된 엄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