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아이시점

3화 가정보육, 마음은 퐁당퐁당

by 이선생

아침부터 아이가 빵을 먹고 싶다고 떼를 쓴다.

“지금 빵이 없어. 아침에 밥 먹고 놀이터 가면서 사자.”

“지금! 지금 빵 먹을래!”

이유는 없다. 그냥 빵이 먹고 싶은 거다. 꿈에서 봤는지, 갑자기 생각났는지, 아이는 아침부터 온통 빵 생각뿐이다. 계란찜에 밥 한 숟갈, 멸치에 밥 한 숟갈 겨우 먹이고 옷을 입혀 밖으로 나섰다.


제과점에 도착해 빵을 고르고 있는데, 사장님이 물으신다.

“아기 어린이집 안 보내세요?”

“네, 조금 더 있다 보내려고요.”

마트에 가도, 동네 이모를 만나도, 심지어 놀이터에서도 같은 질문이 돌아온다.

“어린이집 아직도 안 다녀요?”

“어머, 엄마 대단하네요!”


처음엔 웃으며 넘겼지만, 자꾸 듣다 보니 마음 한편이 찜찜해진다.

‘다들 어린이집 보내는데, 나만 이렇게 버티는 걸까?


오늘 아침도 조용한 놀이터, 아이와 나뭇잎을 줍고, 시소를 타고, 미끄럼틀로 까꿍놀이도 한다. 새들을 쫓으며 웃기도 한다. 항상 놀이터엔 우리뿐인 걸까? 또래 친구들은 이미 어린이집에 가버렸고, 나는 아이와 단둘이, 텅 빈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낸다. 아이는 괜찮을까?

그렇게 놀다 보면, 집으로 오는 길에 슬쩍 가까운 어린이집 앞을 쳐다본다.

‘저 어린이집은 어떨까?’

‘여긴 선생님이 좋다던데?’

‘저기 보내면 친구도 많이 사귈 수 있겠지?’

이런 생각을 하며

어린이집을 힐끔거리는 내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뭔가 머쓱하기도 하다.


나는 슬쩍 “어린이집 가면 재밌게 놀 수 있겠네?”떠본다. 아이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단호하게 말했다.

“싫어.”“ 어린이집에 엄마 없어”


아이가 외롭지 않을까? 괜찮을까? 사회성이 떨어지는 건 아닐까? 이런 걱정으로 책도 읽어보고 전문가들 강연도 들어보았다. 어쩌면 이런 걱정은 내 외로움과 불안에서 나왔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36개월까지는 어린이집 보내지 않고 엄마가 돌볼 수 있으면 돌보란 말을 한다. 그러나, 복직 또는 경제적 이유 등으로 그럴 수 없는 엄마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면 어린이집에 보낼 수밖에 없는데, 그게 잘못이라 하면 죄책감으로 어떻게 일을 하러 갈 수 있을까? 그러나 또 다른 몇몇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대안을 말해준다. 본인들도 드렇게 했다며, ‘짧은 시간이라도 질 높은 시간’을 가지면 된다는 것.

나는 사춘기아이를 둔 엄마들 중 아이들과 아주 잘 지내는 분을 알고 있다. 36개월? 아니, 다들 어린이집 보낼 때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냈다. 그분은 일을 하는 분은 아니지만 육아로 인해 심신이 힘들어 울기도 하셨다고 들었다. 그러나 관계의 질이 매우 높았던 것 같다. 아이들이 모두 부모와 친밀한 유대감을 갖고 있다.


그럼 결국,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렇든 저렇든 내가 조금 더 행복한 쪽을 선택하면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엄마가 행복하면, 더 잘 자란다.


언젠가는 나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게 될 거다.

그리고 그때도, 지금처럼 아이의 눈을 바라보고

서로의 마음을 읽으며 천천히, 조금씩 나아가면 된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둘 다 준비가 되지 않았을 뿐.

아이와 허루 종일 함께 있는 것이 힘이 들기도 하지만, 아이가 주는 기쁨과 사랑이 너무 크다. 그리고 놓치고 싶지 않은 장면들이 있다.


부모가 되니 선택할 것이 참 많다.

아이 용품부터 식단, 그리고 어린이집까지.

앞으로 더 많은 선택을 하게 되겠지?

이런저런 고민에 마음이 흔들릴 때,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자.


무엇을 선택해도 괜찮아.
모두 좋은 선택이야.
정답은 없어
All is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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