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엄마는 잔소리를 하는가
엄마는 어렸을 때부터 잔소리를 많이 하셨다.
그렇지만 그것이 기분 나쁜 말투나 화를 내시는 것이 전혀 아니셨다. 항상 부드럽게, 진정 어린 말투로 나를 걱정해서 하시는 말씀이셨다.
비 오는 이야기를 한 후, 외출 준비의 대화로 이어진다면 우산 챙겨라 빗길운전조심해라~
나는 일상에서 들을법한 잔소리부터
조심해라를 많이 듣고 살았다.
성인이 된 다음부터 나는 엄마의 잔소리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래서 한숨을 많이 쉬었다. 그런 나를 엄만 한의원으로 데려가셨다. 나는 엄마말을 잘 듣는 고분고분한 아이는 아니다. 나는 항상 다른 생각을 하길 좋아했고 그런 생각을 마구마구 할 때마다 우리 엄마는 알았다 알았어라고 하셨다.
그럼, 엄마의 잔소리는 나에게 무엇이었을까?
엄마의 잔소리를 들을 때,
나는 가슴이 답답해서 숨이 막힐 때가 있다. 그런데 그게 엄마가 공격적으로 말하는 것도 아니시고 평소에 자식에게, 가정에게 헌신하면서도 억세지 않고 부드럽고 고운 심성을 가진 분이다. 그런 분의 부드러운 음성에도 내 가슴이 답답한 건 왜일까?
그건,
불안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고, 엄마라는 자리가 얼마나 생각을 느낌을 불안하게 만드는 지를 알았다. 그래서 그 불안을 엄마가 느낀다 생각했다. 그러면 왜 가슴이 답답할까?
그럴 때마다
‘엄마가 나를 신뢰하지 못한다’
‘나는 불안한 사람이다.’
’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코스로 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잔소리를 들을 때마다
엄마의 불안이 나에게 전가된다고 생각하며 나의 태도는 더 방어적이게 되었다.
그런데, 비바람이 몹시 심하게 친 어느 날,
나는 깨달았다… 엄마 잔소리의 원천을…
창문을 끝까지 닫지 않아 비바람에 덜컹거리는 창문을 보며 나도 모르게 속으로 남편을 향해 이런 말이 나왔다.
‘바람이 이렇게 부는데 창문을 제대로 안 닫으면 어떻게 해…’
하지만 , 나는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말하는 것이 무엇을 위해 좋은지,
아니 좋을 것이 없단걸 알기때문이다. 남편에게 내가 직접 말했어도 별다른 반응이 없을테지만, 지적당하는 누구든 기분이 좋을 것 없다.
남편이 저녁 요리를 해주느라, 창문을 열었고 그것을 닫지 않아 비바람이 들이친 것…
그럼 누가 잘못했느냐하면, 내가 닫아야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왜 나는 속으로 그런 말을 했을까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불쑥 튀어나왔을까… 실제로 이런 상황은 자주 일어나곤 했다.
그럼 왜?
그건, 나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나의 인정욕구 때문이란 것을 오늘 비로소 알았다. 엄마도 그랬을 것이라 생각하니, 나를 걱정해서 그래서 나까지도 불안하게 했다는 약간의 원망을 한 나의 지난 날을 반성하게 되었다. 그만큼 엄마는 우리 자식들에게는 소중하고 없어서는 안될 존재인데, 그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는다. 어쩔땐, 아니 자주 그 소중함을 잊고 이런 잔소리에 듣기싫다는 반응까지 한다. 엄마로서는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 어린 자식이 아닌,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가 이런 저런 잔소리를 하는 것을 다른 각도로 보기로 했다. 나의 자식도 점점 클 것이고 나는 그렇게 나의 자리를 확인하고 싶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