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희열과 긴장감도 느껴졌다. 한 시간 지나며 1,000 씩 올라가던 조회수는 몇 시간 만에 10,000을 찍었고 20,000을 넘기고 하루가 지났다..
심장이 두근두근!!
그렇게 이틀이 지나고 조회수는 30,000을 지나 50,000을 돌파했다 한다. 조회수 대비 좋아요가 적은 것은 글이 대단히 매력적이지도 내용이 훌륭하거나 전파될 만한 내용은 아니었다는 것은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다만 제목이 꽤나 자극적이었나 보다 싶은 생각에 전날까지도 두근대던 심장은 다른 의미로 열심히 뛰기 시작했다.
'열심히 뛰어라 심장아~! 너의 펌프질로 피가 뇌까지 잘 도착해야 생각을 곰곰이 잘할 수 있을게다~
열심히 뛰어라 심장아'
자극적인 문구에서 자극을 찾다.
아마도 '불륜'이라는 단어에서 주는 자극이 꽤나 강했나 보다. 내가 받은 감정의 결과 내가 쓴 글이 전한 감정의 결이 결코 같지 않으리라는 것은 조회수만 보아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무엇이 어찌해서 그리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을까.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혔을 때는 오히려 모든 단어를 검수하고 다시 생각하고 지웠다 썼다를 수십 번 반복하다 결국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지워버린 글이 수두룩 했었다.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이 결국은 쓸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족쇄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아무도 읽어주지 않더라도 쓰는 연습을 하자는 맘으로 시작한 것이 어느새 짧지만 50여 개가 넘어간다. 그렇게 쌓여가는 동안 여전히 노트에, 수첩에, 메모장에 끄적인 수많은 노트 속 짧은 글감과 아이디어들은 언젠가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기를 소망하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이 세상에 나오기는 할까라는 질문에 가장 큰 의문이 드는 건 나 스스로가 아닐까 싶다.
남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과 보이는 것
한동안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까 가 너무 중요했다.
행동도 모습도 글도 말도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가 고민되고 힘든 시간들이 반복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보이는 모습이 진짜 그대로 전달되기는 할까? 내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과 보이는 모습이 같기는 한 건가 싶어 혼란스러웠다.
가끔 내 뜻을 오해하는 사람들과의 부딪힘에 마음이 다치기도 하고 내 모습에 색안경을 끼고 쑥덕거리는 사람들에 괜히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왜 오해하는 걸까? 어떤 행동과 말이 잘못 전달된 걸까?
잠 못 들며 고민했던 시간들이 쌓이며 점차 사람들을 피하게 됐다.
그러다 어느날, 같은 말도 꼬아서 듣고 오해하며 지레짐작 색안경 끼며 사람들을 피할 이유를 만들고 있는 내 모습을 통해 미러링을 하게 되었다.
의미 없는 행동이었구나...!!
사람들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경향이 있다.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가중요한 게 아니라 같은 것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를 바라보니 외부자극에 한없이 흔들리는 종이인형 같은 나약한 모습을 마주했다.
누군가가 물을 뿌리면 그대로 젖어 찢어지고
누군가의 날카롭고 험한 공격에는 그대로 찢겨나가는
혼자의 힘으로는 바로 서있는 것조차 쉽지 않은 종이인형.
제대로 전달하고 말고 할 것도 없었던 것이다.
남들이 어떻게 보든, 어떻게 보이든 정말 중요한 것은 나조차 보지 못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충격을 받은 이후로는 타인이 주는 말에는 크게 타격감이 없다.
나에게 가장 큰 상처를 내고 아프게 하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스스로였다.
여전히 가끔 채워지지 않는 허함이 휘몰아칠 때면 잠시 모든 것의 스위치를 꺼버리고 펜과 노트를 꺼내든다.
더 후회할 것과 덜 후회할 것들을 추려내며 적어 내려가다 보면 미친 듯이 쏟아지는 잠에 새벽녘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곤 한다. 그리곤 노트에 휘몰아치던 감정들이 점차 정돈되어 감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고서야 잠이 든다.
타인에게 자극적이었던 글은 내겐 다른 의미의 자극이었고
지금의 내겐 고요함 속에 요동치는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무엇이 이리 자극한 것인지를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