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한 아빠들은 신생아실 유리창에 달라붙어 아기를 내려다본다. 엄마와 함께 진을 뺄 대로 뺀 아기는 녹초가 되어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 아기들은 정말 똑같이 생겼다. 그래도 아빠들은 자신과 물고기를 조금씩 닮은 피붙이를 용케도 잘 찾아낸다. 작은 바구니에 담긴 아기들을 보고 있자니 새벽의 어판장이 떠올랐다. 배고픈 갈매기는 바닷물이 흥건한 시멘트 바닥 위를 총총총 뛰어다니며 싱싱한 찬거리를 찾으면 즐거이 울었다. 아빠들은 아기가 힘차게 움직이기라도 하면(재채기나 하품) 입을 큼직하게 벌린 채 나지막이 소리를 내질렀다
이젠 아이가 혼자 목을 들어 올린다. 터미 타임을 하기 위해 아이를 뒤집어놓으면 소리와 빛을 따라 고개를 요리조리 잘 돌린다. 어정쩡하게, 뻣뻣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꼭 새의 도리질을 보는 것 같아 웃음이 나온다. 하루종일 울던 아기는 이제 도움이 필요한 경우(ex: 심심하거나 외롭거나 배고프거나 축축하거나)에만 힘차게 부모를 부른다. 우리는 아기의 소리를 따라 분주하게 깨어나고 겨우겨우 잠에 빠져든다.
아기의 출생과 함께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좁은 원룸을 벗어나 투룸으로 이사할 때 아기 엄마는 행복해 보였다. 유일하게 에어컨이 있고 푸른 하늘이 잘 보이는 방은 아기의 차지가 되었다. 억울할 필요가 없는 게 아기가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 온 집안이 아이의 차지가 될 것이다. 언제나 현재에 만족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젖내음이 빠지지 않는 아기를 안고 부지런히 집안 곳곳을 돌아다닌다. 아기의 커다란 눈동자에 부모의 미소가 비친다.
아빠새는 먹이를 벌기 위해 또 작은 둥지를 나선다. 아기의 눈망울이 눈앞에서 자꾸 아른거린다. 아기는 우리의 등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