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kg 남짓한 아기가 움직일 때마다 온 집안이 들썩인다. 아기엄마와 나는 아기에게 필요한 짐을 이고 지고 균형을 맞추느라 정신이 없다. 한 명은 아기를 전담하고 나머지 한 명은 나머지 모든 것들을 담당한다. 가끔은 심기가 불편해진 아이를 달래느라 과도한 의전(마음에 드는 자세가 나올 때까지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이 요구되기도 한다.
홀로 만들어내야 하는 삶이 아직은 애틋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무작정 걷기를 좋아했는데 습관이 인생이 되어버렸다. 무언갈 쌓아내지 못하고 끊임없이 걷고자 하는 아버지의 삶을 아기가 좋아할 수 있을까? 이곳저곳을 찾아가는 여정, 품 속에서 무작정 흔들리던 아기가 이제 턱을 스스로 가누고 작은 손으로 아비의 옷깃을 여며진다.
일상의 작은 소풍. 아기는 길 위에서 흔들리며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아기도 조만간 턱의 무게를 느끼기 시작할 것이다. 묵묵히 땅을 보고 한 발자국 앞만 보고 버티는 삶, 일희일비하지 않는 무감한 열정을 함께 배울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