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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작 Jan 02. 2022

ep31. 구독 시대

어흥~ 호랑이 해인 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가 되니, 올해 저에게 무슨 변화가 있는지 둘러보게 됩니다.

크게 변화되는 건 없다 해도,

일상 속의 변화가 뭔지 살펴보게 되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가장 큰 것이 무얼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제 삶을 바꾸고 있는, 제가 달라지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대충 훑어보니,

제가 전보다 구독 서비스라는 것들을 이용하고 있더군요.


지난해부터 OTT 서비스를 비롯해

북클럽 서비스라는 것도 처음 이용해봤습니다.

OTT 서비스야, 요샌 주변에 누구나 한 개 이상은

다들 구독을 하고 있긴 하죠.

코로나의 여파로 집콕 생활들이 늘어나니

OTT 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무한 콘텐츠 세상에서  각양각색의 다양한 콘텐츠를 보는 재미에

세상 사람들은 맛이 들려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고요.


작년에 전 처음으로 북클럽 서비스를 이용해봤습니다.

사실 책을 주기적으로 사는데,

제가 책을 사는 기준은 지극히 제 중심적이고,

제가 판단해서 선택합니다.

읽고 싶은 책, 읽어야 할 것 같은 책, 읽어야만 하는 책

저에게 판단 근거는 이렇게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선정해주고,

그 선정된 책이 오기까지 한 달 가까이 기다려보고,

받은 책이 만족스러우면,

저도 지인들에게 추천해주기도 합니다. 

북클럽 서비스는 그렇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해줬습니다.

물론 기존 책값보다 가격은 조금 비쌉니다.

북 큐레이터의 노고가 담긴 편지와

작은 굿즈까지 더해지니

가격이 조금 비싼 건 설득이 어느 정도 되었습니다.

그렇게 북클럽 구독 서비스는

단순히 책을 사는 즐거움에서

어떤 책일지 궁금하게 책을 기다리게 하는 맛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전혀 살펴보지도 않았던 분야의 책들이라던가

아주 몰랐던 작가들도 알게 되는 그런 맛도 더해지고요..


구독이 어느 순간

저의 새로운 쇼핑 카테고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엔 갑자기 구독 서비스 웹서핑을 하다가

순간 추억이 돋기도 해서,

덜커덕 '좋은 생각'이라는 에세이 전문 월간 잡지를 1년 정기 구독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다 아실 겁니다.

이 책의 이름만 들어도,

참 오래되고 클래식한 잡지 중에 하나죠.


'좋은 생각'은 1992년도에 발행된 에세이 전문 잡지입니다.  

정말 '좋은 생각' 이란 책을 다시 들여다본 게,

몇 년 만인지, 한동안 이 책을 제대로 뒤적거려 본 적도 없었는데 말이죠.

예전에 20대 때는 지하철 가판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고,

이 책을 읽고 힐링되던 순간도 있었던 기억이 나서 인지,

충동 아닌 충동적인 구독 서비스를 신청했습니다.

'좋은 생각' 이란 잡지가 지금도 보면

광고가 그렇게 다른 잡지들에 비해 많은 것도 아니고,

잡지 가격이 그리 비싼 것도 아니어서,

어떻게 이렇게 오랜 시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면서도 여전히 우리 곁에 있으니

대단하다는 생각도 컸던 듯합니다.

나라도 더 봐주고 싶은 마음이랄까?

이 책은 독자들이라 말할 수 있는 우리 주변 사람들의 수기로

거의 3분의 2 이상이 채워지는 잡지입니다.

이런 잡지가 호황이던 시절엔

이 잡지는 친근감과 힐링을 포인트로 사람들에게

많은 호감을 샀죠.

부담 없는 선한 호감력이 강력한 무기인 것 같습니다.


요샌 플랫폼에서도 구독 서비스 리스트들이 쭉 뜹니다.

여러 프로모션들과 함께 말이죠.

얼마 전에 양말 구독 서비스를 보고,

너무 재미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습니다.

양말 구독 서비스는

한 달에 3켤레에 양말이 배송되는 것인데

물론 어떤 색깔의 양말이 올지,

어떤 무늬의 양말이 올지, 기대감이 있겠죠?

구독 서비스를 누를 뻔하다가 참았지만,  

지금도 고민 중인 서비스 중에 하나이긴 합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취미 키트, 와인, 커피, 향수, 그림부터

소소한 치약, 칫솔, 과자, 디저트 까지.

이제 구독 서비스의 선택의 폭도 엄청 다양해졌습니다.

이제는 어떤 구독 서비스가 나오고 있나

기웃거리기 까지 합니다.


구독 서비스를 작게나마 즐기고 있는 저로선,

구독의 즐거움은 알 수 없는 기대감이 매력적입니다.

구독을 하는 것이 그 회사를 신뢰하고 하는 것에 기반해

출발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지금의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번진 구독의 즐거움은

이번엔 나에게 어떤 것이 올까?라는

새로운 기대감이 소비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평범한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더해주고 있는 것이

큰 셈이죠.

요새 유행하는 소확행 문화의 새로운 소비형 태일 수 있습니다.


설령 이번 주에 나에게 맘에 안 드는 양말이  왔다 하더라도,

설령 이번 주에 내 입맛에 안 맞는 드립 커피가 배송됐다 하더라도,

다음 달 양말이 뭘지, 다음 달 커피가 무엇일지 궁금하게 만드는 것.

그게 구독의 매력이 아닐까요?

제가 요새 빠져있는 녀석입니다.



< 오늘의 속삭임>


어느 소설의 제목처럼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말이 있고,

힘이 되는 말이 있다.

려 깊게 상대를 들여다보고,

상대의 마음을 통과해서 나온 말은

그 외양이 설령 인사말처럼 보이더라도

분명 힘이 있다.

실패한 결과는 바꿀 수 없더라도,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그 힘에 기대어 누군가는 정말 기적처럼 일어서기도 한다.


   - 좋은 생각 1월호 중  < 김언 > 시인   

                       '어떻게 힘이 되어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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