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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소 Nov 18. 2023

학군지에서의 예비 초1은 벌써...

엄마의 정보력

2024년, 나는 학부모가 된다.


학부모: 학부모(學父母)는 '학생의 아버지나 어머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대부분 학교 등지에서 학생의 교육에 관여하는 사람은 어머니이므로 어머니만을 호칭하기도 한다. 아버지들은 학부모라는 정체성보다는 가족을 먹여 살리는 가장으로서의 정체성이 더 강한 편.


단, 나이로는 미성년자이나, 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는 자녀의 부모는 학부모라고 부르지 않는다. 또한 대학생의 부모 또한 학부모로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리하여 2024년부터는 하고 있던 직업을 잠시 내려놓고 나의 하나밖에 없는 내 아이를 위해 내 시간도 그녀의 인생에 발을 맞추어 주려고 한다.


직장 내의 일이 너무 바빠서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에 전혀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아니 어쩌면 아직 4개월이나 남은 초등학교 입학을 벌써 준비해야 하는 줄은 전혀 알지 못했다.


아이의 환경을 위해 나름 학군지라 불리는 곳에서 살 게 된 것만으로도 다 준비한 것인 줄 알았다.

그리고 뿌듯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맘카페에 눈에 띄는 글자들이 있었다.


'레테'

'입설'

'ar 몇 점'

'sr 몇 점'


무지한 엄마였던 나는 이게 도대체 뭐지 라는 궁금함에 네이버에 검색을 해봤고 아뿔싸, 이 지역에서는 10월부터 내년에 다닐 학원들을 세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정보를 찾아보려고 할 때쯤 벌써 설명회와 레테(레벨테스트)가 끝난 곳도 있었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래서 두 군데 설명회에 전화를 걸고 다행히 한 군데는 예약을 걸 수 있었다.


급하게 아이가 다닐 초등학교 근처에 있는 학원들을 네이버 지도로 찾아보았다.


'이거, 이거 다니면 되겠구나.'


메모를 했다.

안도감이 들었다.


그러다,


'아니 근데, 학군지라고 꼭 똑같이 따라 해야 하는 건가?'


라는 반항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물론, 학군지를 선택한 부모들, 그리고 나도 어느 정도의 교육을 시켜야겠다는 마음으로 학군지를 택한 것은 맞다. 그래도... 아직 초1인데?


나는 올해로 직장을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것, 특히 아이와의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고 다짐했었고 그러기 위해 가장 많이 해야 할 것으로 여행을 생각했었다.


아이가 초등학교 갈 무렵이 되니, 내 품에 쏙 안기던 아기가 아닌, 부쩍 커버린, 가끔은 친구들과 노는 것이 더 즐거워 보이는 어린이로 성장해 있었다.


 내가 이렇게 의미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에 대해 먼 훗날 엄청나게 후회하고 있을 내 모습이 그려졌다.


그래서 학원, 교육, 공부보다는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 더 초점을 두었고, 학원 스케줄을 벌써부터 빡빡하게 세팅해 놔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는 어떤 엄마의 모습으로 살게 될까?

아이에게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 걸까...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은 꼭 아이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

엄마인 나부터 정신 단단히 붙들어 메고 아이를 이끌어줘야 할 것만 같았다.

그렇게 한 걸음씩 가는 길에는 분명 사탄의 마귀들이 속삭일 것이다.


네가 가는 그 길은 틀렸다고,

나의 길에 발을 맞추라고.


조급해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흔들려버리면 내 아이의 인생이 같이

흔들리는 것일 테니까.


아이가 의대에 갈 정도로 공부를 잘한다면 싫어할 엄마는 없겠지만, 나 역시도 우리 아이가 어느 정도 공부는 잘했으면 좋겠지만,


그럼에도 내 아이한테 가장 바라는 것은 하루하루 행복했으면 좋겠고, 몸과 마음이 튼튼하기를.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변하지 않는, 가장 기본이지만 어려운, 행복과 건강.


브레이크 없이 달릴 뻔하다...

나 스스로를 잠시 제어해 본다.


어느 순간에도 잊지 말고 매 순간 감사하는 엄마가 될 것을, 매 순간을 감사하는 자녀로 키우는 것을 잊지 말자고,


지금 건강하다고, 먹고살만하다고, 공짜로 주어진 것 같은 소중한 것들을 절대 잊지 말자고.


아이에게 사주고 싶은 예비 책상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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