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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소 Aug 19. 2023

남편 덕에 친구들도 잃었다.

안갯속에 갇힌 채,




결혼 후 친구들을 만나면 나보고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어두워 보인다고, 전과 같지 않다며 나를 걱정해 주었다.

나는 시시콜콜 이야기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시댁에 관련된 많은 부분을 말하지 못했다.

피해의식이라도 생긴 건지, 길에서 시비 거는 사람과 언성을 높이며 다투기도 했고, 갑자기 울화통이 터져 남편에게 집을 나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인간하고 결혼을 했던 걸까, 후회스러웠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니 선택이었어~.’

라는 말을 들을 것이 뻔하기에 자존심이 상했다. 우울하고 밥을 먹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이대로 나는 병에 걸려 죽을 것만 같았다.


항상 화가 나 있었고 화병 걸린 여자 같이 어느 상황에서든 갑작스럽게 화가 났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점점 소극적으로 변했고 누군가 만나자고 해영혼 없이 대답했다.


뭔가 달라진 내 모습에 친구들은 서운함을 느꼈고 친구들과 1박을 하기로 한 어느 날, 숙소에서 나는 친구들과도 불편한 상황이 되고야 말았다.

친구들은 나를 만나기 전, 미리 자기들끼리 나에게 서운함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하자고 계획을 짜놓았다고 했다.

어이가 없었다. 어린 계집애들도 아니고 다 큰 어른들이 자기들끼리 미리 숙덕거려 한 사람 골로 보낼 생각을 하다니.

역시나 친구들은 연기를 하면서 나를 공격할 분위기를 만들었고 눈치가 빠른 나는 군중심리를 이용하여 다수가 한 사람을 공격하듯 이야기하는 것은 성숙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나 또한 이 상황이 많이 아쉽다고 똑 부러지게 말했다.


기분이 더러운 상황에서도 약속한 1박을 위해 억지로 잠을 청하고 다음 날 집에 돌아왔다.

돌도 안된 신생아를 데리고 한 시간이 넘는 거리를 달려갔다. 숙소를 나로부터 멀리 잡은 것에 대해서도 섭섭해하지 않았다. 그녀들의 아이는 내 자식보다 나이들이 훨씬 많다. 초등학생도 있다. 나는 그녀들의 자식이 어렸을 때, 항상 1-2시간은 기본으로 군소리 않고 달려가곤 했다.


나 또한 실망스럽고 머리털이 뽑힐 것 같이 화가 났으나 친구들에게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차분하게 내 마음을 전달했다.

 하지만 왜 내가 이렇게 힘들 때, 내게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봐주지는 못하고 나에게 서운한 점만 이야기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동안 내가 친구들에게 베푼 선의, 배려 등은 아무것도 아니었단 말인가.


조금 무디게 반응했다고, 이렇게까지 나를 괴롭히는 친구들이 괘씸했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나는 친구들과 대화하는 카톡 창에 다시는 너희들과 만나고 싶지 않다는 장문의 메시지를 남기고 그 방을 나와버렸다.


나는 내 불행한 결혼생활 덕에 가장 친했던 친구들까지 잃어버렸다. 상실의 슬픔을 느낄 만큼 내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다. 내 마음이 너무 공허했다. 상처가 너무 깊었다. 나는 그렇게 친했던 친구들을 내 인생에서 지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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