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의 부상은 쉬어가는 타이밍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by 냥냥별


결국, 또 병원을 찾게 되었다.



크게 다친 곳 없이 풀코스 성공 후, 그저 허벅지 근육통과 발가락 아픈 것만 지나가면 괜찮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며칠만 쉬고 다시 서서히 러닝을 시작했는데, 한 5일쯤 지났을 때인가?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발은 내딛는데 왼쪽 발 옆부분(발목 아래)에서 아픔이 느껴졌다. 잠깐 그러는 건가 싶어 파스를 바르고 이틀 정도 달리기를 쉬고 지내봤는데, 통증은 더 심해져 걷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달릴 때 아직 발가락이 아파서 앞쪽에 힘을 안 주려고 해서 그쪽으로 무리가 간 건지, 아니면 풀코스 때의 영향이 뒤늦게 찾아온 건지... 아무튼 이대로 자연치유는 안 될 것 같아 할 수 없이 병원을 가게 되었다.


작년에도 부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데, 조심한다고 해도 1년에 한 번씩은 이런 일이 생기는 것 같다.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러너의 숙명인 걸까? ㅠ.ㅠ 내가 구독하고 있는 러닝유투버도 최근에 이런 말을 했다.


'처음엔 아프지 않고 건강해지고 싶어서 러닝을 시작하지만, 하다 보면 러닝 때문에 부상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


그런 것 같다. 나도 건강한 몸을 위해서, 좀 더 튼튼한 다리를 만들기 위해서 러닝을 시작했지만 하다 보니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결국 크고 작은 부상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다양하다. 적절한 자세를 몰라서, 강도를 높인 훈련으로 무리가 가서, 일상생활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 그 외 정확히 알 수 없는 이유들로 내 발과 다리의 이곳저곳이 돌아가면서 아프고 낫기를 반복했다. 이럴 때는 슬로우 조깅 정도로 러닝 강도를 낮추거나 며칠 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해도 낫지 않을 때는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약을 먹어야 하는 것부터 아픈 주사를 맞아야 하는것, 꽤 비싼 비용까지 병원에 가는 건 정말 내키지 않은 일이지만 낫기 위해선 어쩔 수가 없다. 아픈 발을 촬영하고 진료를 받아보니 그쪽 인대의 부스러기라고 해야하나 조각이라고 해야 하나, 암튼 그런 것들이 뜯어져 있어 염증이 생긴 상태라고 했다. 의사 선생님은 운동하는 사람들이 이런 증상으로 많이 온다고 하시면서, 달리기를 열심히 해서 그렇다고 하셨다. 열심히 한 건 인정받았지만 그래도 아픈 건 싫다 ㅠ.ㅠ 그래도 치료하면 통증은 서서히 사라진다고 하여 아픈 발에 주사도 많고 충격파 치료도 받고, 엉덩이 주사에 물리치료까지 받았다.




치료를 받고 러닝을 쉬게 되었지만, 아무 운동도 안 하고 쉴 수는 없었다. 이제 운동이 일상이 되어버린 내 몸과 정신이, 하루 일과 중 해야 할 일을 안 했다고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몸은 지뿌등하고 마음은 찝찝했다. 그래서 새벽에 5km 러닝을 하는 대신 유튜브를 틀어놓고 근력운동을 했다. 그리고 주말에는 남편과 집 근처 산에 가서 등산로를 천천히 걸어 올라갔다 왔다. 이런 운동들도 물론 땀이 나긴 했지만, 달리기 할 때보다 뭔가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랄까? 요즘 추워진 날씨에 러닝 하러 나가기가 싫을 때도 있었는데, 이렇게 억지로 못하게 되니까 너무 달리고 싶었다. 하지만 완전히 나을 때까지 참고 참아야 한다. 그래야 다시 통증 없이 신나게 달릴 수 있을 것이다.



내년 봄 대회 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으니 사실 뭐 급할 것도 없다. 잠시 쉬어가는 것도 괜찮다. 그래서 나는 저녁을 먹으며 TV로 '러닝 예능'을 틀었다. 마치 다이어트하는 사람이 먹방을 보면서 대리만족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랄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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