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잘 자요~ 하고
눈 감았을 뿐인데
잘 잤어? 하고
날 깨우는 엄마 목소리
우리가 잠을 잘 때 꿈을 꾸지만 우리가 느끼는 꿈의 개수와 길이감은 매일 다르다. 하나의 꿈을 아주 길게 꾸는 장편형일 때도 있고, 각각 다른 내용의 꿈을 여러 개 꾸는 단편형일 때도 있다. 어딘가에서 들었는데 사람은 잠잘 때 통상 여러 개의 꿈을 꾸지만 그것을 매일 다 기억하진 못 한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날은 꿈을 꾼 것 같은데도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고, 어느 날은 꿈을 전혀 꾸지 않았다고 생각될 때도 있다.
나에게 있어 꿈을 꾸지 않은 날은 매우 피곤한 상태로 잠이 들었을 때 자주 찾아온다. 그리고 휴일보다는 출근을 해야 하는 평일인 경우가 많다. 잠자리에 누워 '내일 아침 기상 시간까지 중간에 깨지 않고 푹 잘 거야!'라고 다짐하고 눈을 감으면, 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알람 소리가 들린다. 뭐지? 하고 시계를 보면 아침이다. 시간 상으로는 분명히 8 시간을 잤는데, 왜 내가 느끼기엔 10분도 안 지난 것 같을까? 마치 눈 감자마자 눈을 뜬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 생각이 든다는 것은 푹 자면서 내 몸의 피로가 풀리가 개운한 상태로 일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의 컨디션은 어젯밤 잠을 자기 전과 똑같아 마치 잠을 안 잔 거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무서운 현실을 인정하기 싫어진다.
' 아~~~ 출근해야 한다고?? ㅜㅜ'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뭐 매일 아침 학교 가는 날이면 억지로 겨우겨우 일어나지만, 어떤 날은 이렇게 말을 하더라.
" 엄마, 왜 벌써 아침이에요? 난 방금 잠들었는데... "
그런 날은 아이도 꿈을 안 꾸어서 더욱 자는 시간이 짧다고 느껴진 게 아닐까? 혹은 전날 친구들과 많이 뛰어놀아서 엄마처럼 매우 피곤한 상태였거나, 혹은 오늘 학교에 유독 가기 싫은 날 일수도. ㅎㅎ 어쨌든 나는 그 느낌을 충분히 이해하기에 그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엄마도 그럴 때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오늘은 학교에 갔다 와서 저녁에 좀 더 일찍 많이 자자고 한다. 그러면 그래야겠다고 대답하지만 그날 저녁이 되면 그런 생각은 까맣게 잊어버린다. 일찍 자라고 해도 자기는 괜찮다고 아직 잘 시간 멀었다고 본인의 활동을 계속 이어 간다. 아이 들은 자는 시간이 그리도 아까운 걸까?
그리고 여기서 하나 더 깨닫게 된다. 역시 젊은 피는 피로 회복 능력이 아주 탁월하구나. 그러면서 늙은 엄마는 저녁 설거지를 끝내자마자 또 '아이고~아이고~' 소리를 내며 소파에 드러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