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위해 말해야 하는 이유/ 자기 표현의 꽃, '거절'
자녀에 대한 고민이 커질 때가 있다. 그동안 말을 잘 듣던 아이가 말대꾸를 하기 시작한다. 뭐 하나 시키려면 왜 해야 하나? 왜 나만 해야 하나? 말이 많아진다. 알았다고 대답은 하는데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몇 차례 말이 오가다 결국 소리를 지르게 된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려고 한다. 엄마들은 이런 변화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럽다. 대화가 필요한 것 같은데 생각뿐이다. 엄마가 잘못 반응했다간 서로 언성이 높아질 게 뻔한 상황이라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말문이 막힌다. 이런 상황에서 대화를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제일 힘들다. 이럴 때 자녀 연령을 물어본다. 자녀 발달단계 상, 자아가 발달하는 시기가 있는데 이 시기를 흔히 반항기라고 한다. 대략 3세, 7세, 사춘기 14세를 꼽는다. 자녀가 부모 말을 듣지 않는다고 고민하는 연령을 들어보면 이 시기 즈음을 지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체적으로 아이들의 자아는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잘 난 줄 알고 무엇을 해도 괜찮은 줄 안다. 무슨 행동을 해도 " 잘한다, 잘한다. 오냐, 오냐 " 보호받고 칭찬받고 성장하면서 이런 긍정적인 자아감을 바탕으로 호기심을 갖고 주변을 탐색해 나간다. 그런 경험을 통해 세상이 자신을 어디까지 받아주는지, 사람들의 반응을 토대로 자신의 자아감을 튼튼하게 쌓아간다. 태어나서 유치원, 초등학교 갈 때까지 튼튼한 자아감을 쌓아갈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되는 환경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의 자아감은 지나치게 나약하거나 위축되거나 방어적이거나 부정적으로 형성될 염려가 있다. 대략 3세, 7세, 14세가 바로 아이들의 자아가 성장하는 시기이다. 자기주장을 하기 시작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어 한다. 현명한 부모는 훈육과 교육이란 이름으로 아이의 주장을 꺽지 않는다. 너무 어린 시기에 아이 주장이 좌절된다면 자아감 형성이 미약해진다. 자신이 원하는 욕구를 제대로 표현하도록 돕고 부모가 원하는 게 뭔지 알려주는 소통을 할 필요가 있다. 아이가 " 이거 왜 해야 해요?" 물을 때 부모 입장에서는 당황스럽겠지만 아이는 그렇게 물어보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부모가 하라는 일에 딴지 걸고 하기 싫다고 반항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아이의 자아가 뭘 말하고 싶어 하는지 귀 기울여 들어려고 하는 마음이 바로 아이 자아감을 길러준다.
이제껏 아이가 말을 잘 듣다가 어느 날부터 싫다는 말을 자주 한다면 곰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녀 발달단계에 따라 자아가 발달하면서 자기주장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부모에 대한 불만 때문에 무조건적인 반항을 하는 것인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각각 상황에 따라 자녀의 말에 대한 이해를 다르게 하고 자녀에게 의견을 물어봐야 한다. 대체로 세 살이 되면 첫 번째 반항기에 들어선다. 자기주장을 하기 시작하고 부모의 지시에 반항한다. 넘어질 위험이 있는대도 꼭 화장실에서 어른처럼 서서 칫솔질을 하겠다고 울고불고 떼를 쓴다. 온 사방 밥 알이 튀고 옷에 국물을 흘려도 자기 혼자 숟가락으로 먹겠다고 우긴다. 7세는 유아치( 젖니 )를 뽑고 첫 영구치가 나는 시기이다. 아이가 입학할 시기가 되면 앞 대문니 두 개가 빠진다. 평생 사용할 영구치가 나면서 자아가 발달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 자아는 평생 자신으로 살아가는 자존감에 중요한 경험들을 해가게 된다. 두 번째 반항기도 있다.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부모나 선생님 등 주위의 권위에 대해 나타내는 반항이다. 이제까지 뭘 잘하고 어떤 칭찬을 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부모의 권위를 믿고 시키는 대로 자랐는데 이제 자신이 확인할 수 있는 정체성이 필요하다. 부모나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했던 삶의 기준에 더 이상 맞추어 살 고 싶지 않다. 귄위에 대한 반항과 자기부정의 시기이다. 어느 반항기든 자아 성장단계와 맞물린다. 주위에 반항하면서 자아를 만들어 가려는 것이 이 시기의 특징이다. 반항의 대상이 없거나 모든 것을 받아들여 반항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상황은 평화스럽게 보이지만 아이의 자아 형성에 도움이 안 된다. 노이로제, 공격, 반항 또한 자기표현의 한 형태이다.
말 잘 듣던 자녀의 행동 변화에 가장 당황스러운 부분은 역시 공부와 관련된 생활습관( 게임시간, 유치원 학원 등교, 공부습관 ) 들이기 아닐까 싶다. 습관은 하루 이틀 동안 길러지는 게 아니라 자녀 성장을 따라 꾸준히 몸에 배이도록 공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저학년부터 공부습관, 생활습관 들이기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어릴 때부터 습관이 잘 들여야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다고 된다고 생각하니 소홀히 할 수 없다. 대체로 말 잘 듣던 자녀의 반항이 시작됐다고 여겨지는 시점을 잘 살펴보면 아이의 관심과 욕구가 달라졌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엄마와 함께 노는 것보다 친구와의 놀이, 친구관계에서 얻는 즐거움, 재미가 더 중요 진다. 그렇다고 엄마에게 받는 사랑이 덜 중요해진 게 아니다. 여전히 중요하지만 자연스럽게 친구들하고 노는 게 재미있고 친구들과 하는 게임에 끼지 못할 때 아이는 상처 받는다. 공부하기 싫어서 엄마한테 짜증 낸 게 아니다. 엄마는 게임을 안 해봐서 모른다. 언제 그렇게 순식간에 시간이 흘러가는지 정신없이 게임에 집중하고 있는데 엄마는 벌써 10분 지났다고 벌칙을 지키라고 화를 낸다. 엄마랑 게임할 때 시간을 꼭 지키기로 약속을 하긴 했다. 근데 게임 시간 지키지 않을 때 벌칙으로 게임 하루 못하는 벌칙은 엄마가 먼저 제안했다. 분위기상 그렇게 약속하지 않으면 게임 못하게 할 것 같아서 마지못해 벌칙을 받아들였다. 엄마는 약속 정할 때 이거 약속하면 치킨 시켜줄게 할 때가 많다. 얼떨결에 약속하고 기분 좋게 치킨 먹고 나면 엄마는 그때부터 약속 지키라고 협박이다. 어떨 땐 억울하다. 엄마가 에버랜드 가기로 한 약속을 몇 번이나 취소했을 때 가만있었는데 게임시간을 칼같이 적용하는 엄마가 밉다. 앞으로는 약속하지 않을 거다.
아이가 스스로 계획 세우고 약속했는데 지키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엄마를 보면 이렇게 제안한다. " 아이가 지키지 않을 때 이유를 물어보고 계획을 다시 세우면 어떨까요?" 가장 좋은 계획과 약속은 아이가 실행할 수 있도록 아이 의견을 많이 담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아닐까 한다. 여러 이유가 있을 거다. 자녀가 반항한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 소통할 수 없다. 때로 자녀의 반항은 엄마에 대한 반항이 아니다. 공부하기 싫어서 하는 반항도 아니다. 약속을 정했지만 유난히 칼같이 적용하는 엄마의 방식에 대한 반발심 때문일 수 있다. 규칙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큰데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가서 게임시간을 넘기게 되는 그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엄마에 대한 서운함의 표현일 수 있다. 그럴 때 아이가 원하는 건 엄마가 그런 마음을 알아주고 게임시간이 넘었을 때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다시 이야기 나누어서 아이 의견은 반영하는 여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