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틀콜드 Feb 25. 2022

작가님, 다음은 뭐예요?

결론은, 해피엔딩.

이 글이 평소 '잘해야지'하며 생각만 하는 분에게,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게 도와줄 겁니다.









"대표님 요즘 뭐하세요? 아.. 뭐 또 안 하세요?"

"작가님, 다음은 뭐예요?"

(오글 주의▶) "형의 다음 목적지는 어딘가요?"

"OO아, 또 뭐, 하고 있는 거 있어?"

"목표가 뭐세요?"


궁금한 것, 또는 일상에서 포착한 문제에 관해,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본인이다.


그 탓에, 고등학교 시절 발명반을 시작으로 개그맨 시험, 다수의 구멍가게 창업 등 많은 활동을 경험했다.


그 덕분에, 아직도 누군가에게 대표라는 직함으로 연락받는다.


또 최근에는 작가라는 단어로 또 다른 이들에게 연락받았고,


몇 달 전에는 날 좋게 봐주는 동생과 친구에게 연락받았다.


마지막으로! 몇 주 전, 한 회사에서 면접 제의 연락을 받았다.


이럴 수가, 그곳에서도 저기 다른 이들처럼 내게 '그걸' 물었다,



'제일의 목표가 무엇이냐?'



저들 모두, 내게 '쟤 또 뭐 하려나?', '혹시 또? 에이 설마..' 하는 기대 아닌 기대를 품고 있는 것 같았다.


여기서 스무 살 초반, 대학교 근처 하숙집에서 같이 생활하던 친구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내 주변에도 연예인이나, 예술가나, 가수나, 그런 친구나 주변이 있으면 좋겠어. 뭔가 멋있고, 재밌을 거 같아"


나는 친구의 저 말을 옆에서 듣고는 '내가 저런 사람이 되어야겠는데?'라는 생각을 했다.


그 결과, 그가 바라고 또 나도 바랐던 "뭔가 멋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재밌는 놈은 됐다.


내가 생각해도, 철없이 까불고 다니는 나 같은 주변인이 있으면 재밌을 것 같긴 하다.


다만, 저런 아이를 둔 가족, 즉 부모는 재밌기는커녕, 하루하루가 외줄 타는 것 같은 심정일 것이다.


최근 내 부모의 심정이 그러했다^^;




다시, 위 목표에 관한 질문의 답을 생각해보면, 그때는 나 자신만을 생각한 답변을 했더라.


대단한 걸 보여주겠다거나, 자산을 엄청 불리겠다거나, 사회적으로 뭔가 큰 일을 하겠다거나 등등.


다시 말해, 내가 1순위고 그 이후에 주변을 위한다는 거다.


왜, 가수 싸이의 노래 중 "허나 일단 내가 돼야지 그래야지 산다"라는 가사도 있지 않은가.


그러다 오늘, 퇴근길에서 내 목표를 다시 생각해봤다.


목표를 다시 생각한 동기는,


이날이 새 회사 첫 출근날이기도 하고, 조만간 주변의 다른 이도 물어볼 것 같아서이다.

(떡 줄 놈은 생각도 않겠지만^^)


그냥, 첫 출근날이고, 나를 돌아보려고 했던 거라고 하자.


아무튼 그렇게, 생각하며 걸어갔고, 도출한 목표는 다음과 같다.



목표 1

- '그 둘'의 행복


먼저, 내가 올해 말 이 집에서 나가면,


너 없으면 안 되는데, 어떻게 사냐며, 그 생각만 하면 당신 눈에서 눈물이 난다는,


그래서 요즘에 내가 집을 비우면 더욱이 불안증세를 나타내는 85살 할머니.


또 할머니처럼 나만 바라보는 다른 할머니 15살 노견 피나가 "그 둘"이다.


그 둘의 만족과 행복이 지금 내게 1순위더라.


지금 내가 돈을 더 벌어 자산을 늘리려고 예전처럼 노력하든, 영향력을 위해 내게만 집중하든,


그녀 둘이 당장 내일 죽는다면, 저 노력하고 집중한 행위나 과정, 결과 등이 내게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당장 내일, 어제 그 둘과 함께한 비슷한 일상을, 다시 못 보낸다고 생각하면 정말 슬프더라.


그렇기에 지금은 그 둘의 행복이 굳건한 목표 1이다.



목표 2

- 현재 있는 곳에서 성과


이 목표 또한 위 1순위 그들과 연결된다.


먼저, 회사에 안정적으로 출퇴근하는 그 행위에 관해 할머니는 만족하더라.


다음으로 할머니 둘을 더 잘 돌보기 위한 점도 있다.


그 둘이 먹고 싶다는, 먹고 싶을, 먹어야 할, 가보고 싶다는, 가봐야 할, 해봐야 할, 해야 할 것들을


해주는 데에 보탬이 되어야 하니.



목표 3

- 이외 주변을 위한, 또 나를 위한 것




'그래 이거야!' 하며, 마음을 다잡고 집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할머니가 밥을 안 먹었다더라.


"저녁 드셨어?"


/ "아니? 안 먹었지"


"왜??? 먼저 먹지!"


/ "먼저 먹으면 안 되지, 무밥 했어"


(왜 안되냐고 왜, 도대체)



대학교 은사가 지나가듯 했던 말로, 본 글을 마무리 해본다.



목표는 계속 바뀌기 마련이다.
그때마다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족하다.




최선으로, 해피엔딩을 바라며,

작가 리틀콜드 씀.





할머니 방에 손톸깎이(책 "이봐, 젊은이" 참고)를 가지러 들어가니, 할머니가 입을 벌리고 주무시고 계시더라. 맘이 짠해, 나오며 그 방문을 찍어봤다.




늦은 퇴근시간에 어김없이 전화한 할머니. 또 어제처럼 손자랑 같이 먹으려고, 밥 안 먹고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전화받기 전, 잠시 눈가가 촉촉해진 필자.




사족 1

 누군가 내가 할머니 둘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고

"효자다", "존경한다"라고 하는데 그러시지 않아도 된다고 미리 말씀드린다.

그저 나 자신이 후회를 덜하고자, 지금에서야 노력하는 이기적 이타주의자일 뿐이니.


사족 2

 앞만 보고 죽- 가는 인생, 주관 있고 참 좋습니다.

근데 앞만 보고 가면, 뒤에 누가 오는지 몰라요.

소중한 이가 저기서 넘어진 것도 모릅니다.

길을 헤메고 있는 건 더욱 모르죠.

글을 보는 누군가, 현재의 목표를 한 번 점검해보시길 바랍니다.

언젠가 뒤를 돌아봤을 때, 아무도 없으면 좀 쓸쓸할 테니까요.






"이봐, 젊은이" 그 이후, 할머니 둘과 살며 관찰하고, 돌보며, 쓰는 글 중, '돌봄'에 관련한 글입니다. 글을 통해 보다 가깝고, 가장 소중한 주변에 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 관련 매거진 연재 중(아래)

https://brunch.co.kr/magazine/2ba2


- 바쁜 일상에서 잊고 사는 것에 관해 씁니다. 제 글이 도움 됐다면, 좋아요/구독 등을 눌러보세요.

필자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https://brunch.co.kr/@jjomcha


매거진의 이전글 초고령 노인의 새벽 3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