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나는 그저 소심하고 길치라 무서워 한다라고만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했지.
그런데 운전 중에 알았어. 그게 다가 아니란 걸.
길이 복잡하거나 빠져나가야 할 때거나
빠른 도로에서 꺾여 돌아가는 길이거나
눈, 비가 와 앞이 안 보이거나
바람으로 차가 휘청일 때
그리고 새로운 길을 갈 때
나는 운전 중 숨을 참는다는 걸 알았다.
숨을 참고 운전대를 꽉 잡으며 온몸엔 힘이 들어간다.
장거리 그래 드라이브처럼 가볍게 출발하면 되는 것을 혼자 짐을 메고 들고 이고 차에 올라타선 그 짐들을 내려놓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그대로 운전대를 잡는 나
그래 운전 운전이 나에게 그랬던 거다.
그러다 보니 운전 중엔 오로지 운전에만 집중을 한다.
운전을 하면서 티브이를 보거나 해바라기 씨를 발라먹거나 메시지를 확인하며 심지어 보내기까지 하는 누구처럼 이 아니라.
그래서 운전을 못하고 싫어하고 힘들어하지만 하는 이윤 딱 하나 그러는 자가 운전하는 꼴을 보기 싫어서.
가족이 차에 다 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는 그렇게 운전을 한다.
그런 자 옆에서 어찌 맘 편히 잘 수 있으며
그런 자 옆에서 어찌 잔소리를 안 할 수 있고
그런 자 옆에서 어찌 룰룰랄랄 구경만 하며 갈 수 있으랴
옆에 있어도 운전을 하는 그자보다 나는 더 많이 브레이크를 밟는다.
그 자는 또한 잔소리를 무지무지 싫어한다. 그래서 똑바로 보고 운전하라고 하면 아주 듣기 싫어하며 한마디 한다.
‘그렇게 눈 똑바로 뜨고 있지 말고 자.‘
으하하하~~
참말이지 나도 그러고 싶다 고요.
졸음이 밀려와 눈을 감을라치면 이내 부~~ 앙 소리를 낸다. 미국도로는 중앙선, 갓길에 땅을 촘촘하게 홈을 파두어서 선을 넘어가면 타이어에서 아주 큰소리를 낸다. 선을 넘었다는 말을 하며 경고하는 소리다. 그래서 졸음운전자는 그 소리에 잠을 깨니 얼마나 소리가 크게 나는지 알겠지.
그 소리에 내 눈도 내 머리카락도 내 오장육부도 다 벌떡벌떡
그런데 뭐? 잠이나 자라고??
그래 그래서 내가 그 운전대를 잡는 거다 알겠어?
그래야 마음이라도 편하니.
알고는 있으려나 그자는 내가 숨을 참으며 한다는 걸.
지발~~ 정신 또이또이 챙기고 하쇼 지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