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여행 날짜를 잡고 표를 사고 짐을 챙기며
난 꿈을 꾼다.
출발 전 모습이 난 참 좋다.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번엔 꼭 맛난 걸 먹을 것이고”
“이번엔 꼭 어디로 가볼 것이며”
“이번엔 꼭 누구도 만나고”
“이번엔 꼭 이것도 해보리라”…
출발 전엔 많은 상상을 하며 즐거워하고 흐뭇해한다.
하지만 상상만 하고 하지 못한 것도 많다.
가기 전엔 늘 이것도 저것도 요것도였지만.
“이번 여행은 다를 거야”를 매번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 가지만 늘상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오곤 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역시 또 다짐을 해보고 상상도 해본다. 어찌 그 행복함을 놓치랴 암~~
작년 방문 땐 가족들에게 간다는 말을 하지 않고 도착해선 ”나 왔다 ~~“ 며 서프라이즈 하려 했는데 가기 며칠 전 간다고 하니 왜 미리 말 안 했냐며 퉁퉁거리길래
“기다릴까 봐 그랬지”라고 했더니 동생이 한마디 한다 “아니야. 그 기다리는 시간이 얼마나 좋은데 ” 라며
담번엔 미리 표사면 아니 간다고 정해지면 미리미리 꼭 알려달라고 한다.
‘아~ 출발 전 상상하는 나처럼 그렇게 기다리며 행복해하는구나’가 내 맘에 콕 박히니 감사가 퐁퐁
그리고 도착을 하면 다들 내 짐가방을 보며 한 마디씩 한다.
“뭐 이리 무겁게 왔어 “
” 힘들지도 않아 “
“어~~ 휴 이 무거운걸 어찌 들고 왔어 “ 라며 안쓰러워한다.
그치만 그건 아니지. 이것 또한 내 기쁨 중 일부분인데 내가 그냥 몸만 오면 섭하다 그래 내가. 그래서 그런다고.
그렇게 가방을 싸다 보면 큰 가방이 두 개 아니 세 개가 된다. 그러면 또 한소리들 한다.
“제발 다음번엔 작은 가방 하나만 들고 와 하나만 “
그러게 딱히 열어보면 별거 없는데 어찌 큰 가방 세 개가 그리도 무거운 건지 ㅋㅋㅋ 알다가도 모르겠다.
다시 가방과의 몸싸움이 시작되었다.
엎어치고 메치고 그것도 안되면 위에 올라가 몸통 조이기를 하고서야 간신히 지퍼를 잠근다.
‘이번엔 두 개만 가지고 가자’ 하고 싸는데
그게 가능할진 모르겠다.
그래도 뭣이 중헌디~~
내가 간다는 게 젤루 중허지 암만~~
기다려라 쫌만 ~금방 갈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