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햇살 같은 기억

by 도토밤


초등학교 시절 친구네 집 마당 한편에 심긴

무화과나무가 無花果라는 이름을 알게 된 시작이었다.




하교 후 친구 집에 놀러 갔던 어느 맑은 날.

한 나무에 검정 고무줄 한쪽을 묶고 나머지 한쪽은

친구와 번갈아 들며 놀다가 목이 말랐다.

친구는 고무줄을 동여 둔 나무에 매달려 있던 뭔가를 똑 따더니 반을 갈라 주었다. 무화과란다.

처음 보았다, 작은 호리병처럼 생긴 열매.

그 속에 알알이 박힌 노랑 점들도.


친구가 건네주는 그걸 껍질째 바로 입에 넣었다.

토독토독 씹히는 씨앗,

부드럽게 아스러지는 결, 은은한 단물.

생애 첫 무화과와 나뭇가지 사이로

반짝이던 그날의 햇살까지 한데 묶여 향수로 남았다.






무화과를 만나는 때면 어김없이

친구네 무화과나무를 조용히 불러낸다.

떠올리면 기분 좋아지는 추억이

열 손가락을 채우고도 남는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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