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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알쫑알 대는 사람
Jun 28. 2023
이상하게 지쳤던 어느 월요일 저녁, 멍하니 넋 놓고 소파에 누워있는 나를 부르는 소리. 좁다란 베란다에서 '애지중지' 살뜰하게 키우던 작은 난에서 아주 작은 새싹이 고개를 내밀었단다.
"빼꼼"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으면 절대 발견하지 못했을 쪼꼬미다. '요리조리' 살펴보며 물도 주고 햇빛도 받으라며 건강하게 자라라 다정한 애정을 쏟아붓는 자만이 발견할 수 있는 행운.
"어머~ 귀엽다"
무심히 말했더니, 영혼 없는 리액션이란 으레 티가 나는 법. 딱 걸렸다. 꽃이나 풀에 은근히 감흥이 없는 편에 속하는 사람이다 보니, 이 정도면 찬사 급인데 택도 없단다. 내 나이 되어 보라며, '파릇파릇' 자라는 시금치도 '새록새록' 예쁘단다.
그 나이가 되면 나도 봐야지.
시금치도 예쁜지.
아무튼 엄마는 지금 시금치도 예쁠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