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한 삶이 무너질까 봐, 오늘도 출근한다
하기 싫은 일이지만, 때로는 해야 할 때가 있다.
요 몇 년간 ‘회사’라고 불리는 곳에서 소모된 나의 감정들. 이게 진짜 사는 게 맞나, 하고 갸우뚱하게 만드는 순간들이 켜켜이 쌓였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회사 일이 손에 익고, 제법 즐겁게 느껴지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즐거움을 어떻게든 찾아보려 해도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다.
누군가는 말한다. 즐겁지 않게 생각해서 그렇다고. 사람은 결국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맞는 말이다. 나도 한때는 그렇게 버텼으니까. 다만 지금의 나는, 그 ‘생각하기 나름’이 예전만큼 쉽게 작동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 생각도 있다. 하지만 그걸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지금 수준의 ‘고고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 질문들 끝에 섣부른 퇴사를 하게 되면, 더 큰 후회감이 따라붙을지도 모른다. 분명 지금보다 더 배고파질 테니까.
평생 나는,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그 안에서 즐거움도 깨우쳐 갈 줄 알았다.
그런데 이제서야 TV에서나 보던 직장인들이 가슴 한켠에 ‘퇴사’라는 단어를 새기고 다니는 이유를, 조금은 알아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