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친정에 아이를 맡겨두고 주말에만 찾으러 거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너무 무책임한 육아가 아닌가 싶었다. 가족끼리 어떻게든 같이 살아볼 생각을 해야지 왜 또 나이 든 부모님을 고생시키고 애를 떨어져 키우는지.
그러나 이제 아이를 키우다 보니 알겠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엄마 아빠가 둘 다 일하는데 출근이 빠르고 퇴근이 늦다면. 아니 그것도 아니고 9 to 6 이지만 직장이 집과 멀어졌는데 이사를 할 수 없다면 아이는 어린이집에 거의 7시 반부터 밤 8시까지 있어야 한다. 어차피 집에서는 잠만 자고 또 어린이집에서 아파도 누가 데리러 갈 사람도 없는.
그리고 저건 그나마 양반이지 동네에 어린이집 자리조차 없다면 그게 더 문제다. 시터를 쓴다고 생각해 보자. 일반 직장인의 월급으로는 무리이고 뭐 그냥 쓴다 하더라도 우리 가족에게 맞는 시터를 구하는 것 자체가 하늘의 별따기다. 교체하고 교체하고 아이는 시터가 싫다 한다면. 근데 둘 중 누구도 경력 단절이 되고 싶지 않다면 결국 방법은 양가 중 한 집에 맡기는 거다. 적어도 부모님들은 사랑으로 아이를 봐주실 테니까.
내 친구 중 연년생이나 쌍둥이를 키우는 집은 아예 친정이나 시댁과 같이 사는 집도 있었다. 나는 특히 친정과 사는 친구를 보면 남편이 불편할 텐데 육아휴직을 한 상태에 굳이 친정하고 살아야 할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역시 그것 또한 나의 짧은 생각이었다. 일을 열심히 하다가 출산하고 아이를 보면 초반에는 잠과의 사투이고 나중엔 깨시에 뭘 가지고 놀아줘야 하는가 그리고 외로움과의 사투이다. 그때 어른이 한 명만 더 있어도 하나 키울 때에도 큰 도움이 되는데 두 명 이상이라면 무조건일 거다. 만약 배우자가 늦게 들어오는 직군이라면? 외로움으로 미쳐버리기보다는 친정에 같이 사는 게 낫지 않을까.
남편의 외출 기간 동안 친정에 와서 지내는데 와 친정 가까이 아파트에 집을 얻을 걸 그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남편의 연타 회식 후 친정에 오니 애도 재밌어하고 나도 말할 사람이 있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위의 케이스들이 다 이해되기 시작했다. 사람은 본인의 상황이 되어봐야 불가피한 선택들을 모두 이해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