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이름은 버니 종은 이탈리안 그레이 하운드이고
8살이 되었다.
명절이 되면 버니는 홀로 집을 지켜야 한다.
시댁은 강아지 키우는 걸 너무나 싫어하기에
데리고 갈 수가 없다.
강아지 키우는 건 비밀로 해야 할 정도로
아버님은 싫어하신다.
강아지 키울 정성으로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게
아버님 말씀이다.
친정은 강아지를 좋아하지만
아픈 아버지를 위해서 데리고 갈 수가 없다.
그리하여 버니는 명절날 혼자 있게 되는데
버니가 견딜 수 있는 시간은 단 1박 2일
언제부턴가 온 가족이 집을 비울 땐
1박 2일이 원칙이고 2박 3일 집을
비우는 건 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린 명절을 어떻게 보내느냐?
1박 2일을 시댁에서 보내고
다시 집으로 와서 버니의 대 소변을 치운다.
다행히 버니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해결하는데
화장실 공간이 다 차서 부족해지면 거실까지
확장해서 사용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딱 1박 2일이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게 집에 와서 버니와 눈을 맞추고
재정비를 한 후 다시 1박 2일로 친정으로 간다.
금방 왔다가 금방 사라지는
엄마 아빠 형아들이 야속한지
슬픈 표정을 짓지만 우리는
버니를 뒤로하고 나온다
F형의 둘째는" 버니 불쌍해 "라고 말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버니는 명절이 얼마나 싫을까?
나만큼 싫겠지
오늘이 바로 집에 들러 버니를 챙기고
다시 친정 가는 길이다.
버니를 위한 CCTV가 고장이 나서 볼 수 없어
남편 마음은 더 쓰이지만
자주 있는 일은 아니기에 걱정을
지우려 노력해 본다.
우리도 도리를 해야 하기에
버니는 아마 우리를 기다리며
자다 깨다를 반복 하겠지
날씨가 더우면 더 안쓰러운 버니
오늘밤도 쓸쓸히 보내야 하지만
우리가 돌아온다는 기대로
마음 편히 보내주기를~~
버니야 빨리 다녀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