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적한 주말에 카페에 앉아 하늘을 보며 멍하니 있을 때였습니다갑자기 아내가 둘째를 갖는 게 어떨까? 하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아내의 갑작스러운 한마디에 저의 머릿속이 혼란으로 가득 찼습니다이런저런 생각에 과부하가 걸려 입을 떼기 어려워졌습니다"그래? 그럼 한번 생각해 보자" 하고 이야기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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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오는 차안 둘 다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며 제가 말했습니다"천사 같은 딸 꿈같이 10년 키워봤으면 충분하지 않아?""나는 그걸로 충분하고 만족해 우리 평생 둘이 살아도 괜찮아"아내는 한동안 말이 없어 글 졌습니다 그러던 중
"나도 건강한 아이를 한번 키워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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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묵직한 한마디가 제 심장을 강하게 내리친 거 같았습니다정말 제가 아는 아내에게서는 절대로 나오지 않을 그런 단어들이라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주마등처럼 미래의 제 모습이스쳐 지나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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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어려운 순간을 꼽으라 한다면
아빠로써 살았던 10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어린 부부가 낳은 딸과 울고 웃으며 그리고 부족한 아빠로 욕도많이 먹으면서 그렇게 살았던 시간이 물론 좋았지만 너무 힘들기도했습니다 그래서 단호하게 저는 이제는 NO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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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아이.. 건강한 아이.. 그 말이 제 주변을 계속해서 맴돌았습니다이제 나의 인생에서 NO.1인 아내를 위해 수긍하고 둘째를 맞이할준비를 하자마자 바로 그 느낌이 찾아왔습니다 신체의 리듬 변화와엄마가 느끼는 감정이 희미한 테스트기에 두 줄로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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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얼마나 불안하고 초조했는지 병원에 가기 전까지 하루에 수차례씩 간이검사를 했고 사진으로 보이는 것의 몇 배의 테스트기가저희 집에 가득해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윤서의 동생이 저희 부부에게찾아왔음이 의학적으로 진단이 되었지만 얼떨떨함에 아내가 원했던리액션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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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설마 빨리 아기가 생기겠어?라는 생각이 가득했기 때문에둘만의 시간을 더 보내고 싶었던 저는 떨떠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기 전까지 아내에게 대못을 박는 칼날 같은언어적 상처를 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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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행복하고 좋지만 표현하지 못하고 엇나갔던 제 자신을지금에서야 반성하고 생각날 때마다 죄인 1이 되어 아내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며 갖은 아첨과 뇌물을 바치기 시작합니다"무탈이" 흔히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처럼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니그저 건강만 해 다 오라며 태명을 지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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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윤서의 여동생은 저희 가족에게 찾아오게 되었습니다정도의 차이는 분명 존재하지만 이 세상에서 제일 힘든 건 육아란 걸다시 한번 느끼고 늘 해준 것 없다고 불평불만했던 하늘에 계신저희 부모님께 다시 한번 잘 키워 주셔서 감사하다도 밤 하늘을 보며외치고 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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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가족의 행복을 저보다 더 감격스러워하시고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무탈이는 무럭무럭 잘 크고 있고 9월에 세상에 우렁찬 목소리를내며 자신의 영역을 표시할 예정입니다 그때까지 햄 볶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