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입니다. 이불이랑 헤어지세요
2월 3월을 공을 치고 4월이 왔다.
4월이 되니 어수선하고 소란스런 생명의 기운들이 사방에서 쏟아져 나온다.
꽃몽오리들은 기어이 꽃을 피우고 봄비에 아스팔트 틈 사이로 풀들이 삐죽이 튀어나온다.
민들레, 꽂다지, 냉이, 쑥. 제비꽃
내 속에서도 뭔가 삐죽이 기어 나온다.
아늑하게 나를 지켜주던 이부자리들이 갑자기 물 먹은 솜처럼 나를 짓누른다.
참을 수가 없어 창문을 열었다.
이젠 나가야 할 때,
노트북이랑 짐을 주섬 주섬 챙겨서 1층 카페로 내려왔다.
이제 다시 하루하루 입을 베를 짜야하고
한 홉 한 홉 쌀을 사야 한다.
오늘은 오늘의 쌀을
내일은 내일의 쌀을,
봄이라 연탄은 사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다행인가.
먹을 수 있을 때 먹고 잘 수 있을 때 자야 한다.
그리고 쓸 수 있을 때 나는 쓴다.
당신도 이제 쓸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