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엔 힘들다는 말이 사치였을 정도로 힘들었지.
나 때문에도 힘들고 너 때문에도 힘들었지.
아니 뭐 대체 뭣 때문에 힘들었는지도 모르겠어.
이제 와서 누구 탓을 하고 싶지 않아.
누구의 잘못인 지 저울에 그 무게를 달아보면 적당히 균형을 이루게 될 테니까 말이야.
너를 용서하고 나도 용서할게.
그리고 당신도 용서할게요. 모두 모두 다 용서할게요.
너도 너의 가던 길을 가려무나.
30대도 그렇게 편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
아이들이 태어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는 진짜 나를 만났어.
30대엔 그 모든 것이 나로 인한 혼란이란 걸 알게 됐는데 그 은인이 아이들인 거야.
그래서 내가 늘 말하는 거지.
내가 아이들을 키웠지만 나를 키운 건 아이들이라고 말이야.
40대부터는 일하느라 바빴지, 60이 내년인 지금까지도 바빠.
누구는 나더러 열정이 너무 넘친다고 그러는데 말이야
열정이란 것도 상대적이어서 어떤 때는 타올랐다가도 또 사그라 들기도 하지.
타오르던 장작이 차가운 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냉담하게 식어만 가도 불씨가 살아있다면
언젠가는 또 타오르지.
열정이 타오르는 게 어떤 건지 내가 잘 알아.
그게 참 감사한 일이야.
난 전혀 열정 없는 인간이었는데 말이야.
누가 이렇게 날 사랑해서 내게 열정을 주었는지 모르겠어
오늘 아침 좀 횡설수설한데,
지금 너무 행복해서 그래.
참 행복한 인생이라고 오늘은 누구라도 잡고 말하고 싶어서 그래.
내일 또 기가 죽고 불행해져도 오늘은 행복해.
너도 오늘 행복하면 좋겠다.